70대 마라토너 3인방, 달리니까 청춘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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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마라톤 D-10

왼쪽부터 이학이 씨 신건웅 씨 이영정 씨
왼쪽부터 이학이 씨 신건웅 씨 이영정 씨
청춘 같은 70대를 보내고 있는 사람이 있다. 이들이 사는 모습을 보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실감케 한다. 2012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3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의 질주를 준비하고 있는 이학이(72) 신건웅(71) 이영정 씨(70)가 그 주인공들이다. 달리기를 멈추지 않고 있는 ‘70대 마라토너’ 3인방에게서 마라톤 철학과 안전한 레이스 비법을 들어봤다.

이영정 씨는 42.195km의 마라톤 풀코스를 153회 완주했다. 마라톤보다 훨씬 긴 거리를 달리는 울트라 마라톤에도 도전했다. 때로는 며칠에 걸쳐 100km 이상을 달리기도 했다. 이 씨가 공개한 마라톤 일지에는 1966년 이후 약 46년 동안 그가 달려온 기록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이 씨는 “지금까지 지구 두 바퀴가 넘는 8만7464km를 달렸다. 100세 때까지 운동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신 씨는 50대 후반에 마라톤에 입문해 2000년 동아마라톤에서 생애 첫 풀코스 완주에 성공한 늦깎이 마라토너다. 신 씨는 “동아마라톤이 제2의 인생을 열어줬다”고 말했다. 그는 “2003년 동아마라톤에서 4시간 1분대를 기록했다. 이후 1년 동안 모래주머니를 차고 훈련해 이듬해 3시간대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이학이 씨도 나이에 굴하지 않고 각종 마스터스 마라톤대회에 꾸준히 출전하고 있다. 그는 “60대 초반 때와 비교해도 요즘 기록이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70대에도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고 싶다면 기록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3인방은 입을 모았다. 신 씨는 “60대 후반부터는 이전보다는 다소 느린 4시간 30분대로 달리도록 페이스를 조절하고 있다”며 “풀코스를 뛰면 몸속 찌꺼기가 모두 빠져나가는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이학이 씨는 “30대부터 여러 운동을 했지만 마라톤이 최고의 보약이다”라며 “술 담배는 전혀 안 하고 요즘에도 하루에 한 시간씩은 반드시 운동한다”고 말했다.

남다른 체력과 건강을 지닌 70대 3인방은 청춘 못지않은 열정으로 18일 열리는 서울국제마라톤대회를 기다리고 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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