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레스, 진심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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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라와의 악수마저 거부… 비난 쏟아지자 뒤늦게 사과
英紙 “리버풀서 쫓겨날 수도”

“나는 경기 전 파트리스 에브라(31·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악수를 해야 했다. 내 행동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

인종차별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뒤 다시 만난 경기에서 화해의 악수를 거부해 물의를 일으켰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의 루이스 수아레스(25·우루과이·사진)가 사과했다. 수아레스는 12일(현지 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11일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트래퍼드 경기장에서 열렸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의 경기에서 파트리스 에브라와 악수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미안하다”고 했다.

▶본보 13일자 A25면 참조
- 수아레스, 에브라에 매너-경기 다 졌다… 인종차별 발언 이어 악수 거절


수아레스는 지난해 10월 맨유와의 경기에서 에브라에게 ‘검둥이’라고 인종차별 발언을 한 뒤 잉글랜드 축구협회로부터 8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당시 수아레스는 “검둥이라고 한 것은 상대를 친근하게 부르기 위해서였다. 내 고향에서는 자주 그렇게 한다”며 변명하기에 바빴다. 이후 첫 만남이었던 11일 경기에서도 에브라가 신청한 악수를 거부했던 수아레스는 비난이 일자 “모든 게 보이는 것과 같지는 않다”며 이번에도 자신에게는 잘못이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영국 언론과 축구 팬들이 수아레스가 스포츠맨십에 어긋난 행동으로 명문 구단 리버풀의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고 비난을 퍼붓자 그는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꿨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감독과 이야기를 나눴고 내 행동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알았다. 나는 에브라뿐만 아니라 구단에도 상처를 준 것을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자신의 행동을 반성했다. 수아레스가 사과하자 맨유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의 뜻을 밝혀 고맙게 생각한다. 맨유의 모든 구성원은 이 논란을 끝내고 싶어 한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수아레스의 앞날은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그가 인종차별 혐의를 받을 때만 해도 그를 감싸기 급급했던 리버풀 구단이었지만 ‘악수 거부 사건’을 겪으며 입장이 바뀌었다. 리버풀의 이언 에어 사무국장은 성명을 통해 “수아레스는 경기 전에는 에브라와 악수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행동에 옮기지 않았다. 클럽과 감독, 팀 동료의 기대를 저버린 그에게 아주 실망했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미러는 “이번 사건에 실망한 리버풀 운영진이 올여름 수아레스를 내다 팔 것이다”라고 12일 보도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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