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tter Interview] KIA김진우 “그녀 얼굴만 봐도 스트레스 싹…올핸 장가 가야죠”

  • Array
  • 입력 2012년 2월 13일 07시 00분


KIA 김진우는 미국 애리조나 캠프에서 선동열 감독의 각별한 관심 속에 재기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진우가 KIA 불펜의
 핵으로 성장한다면 마무리 부재라는 KIA의 오랜 숙원이 풀릴 수도 있다.사진 제공 | KIA 타이거즈
KIA 김진우는 미국 애리조나 캠프에서 선동열 감독의 각별한 관심 속에 재기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진우가 KIA 불펜의 핵으로 성장한다면 마무리 부재라는 KIA의 오랜 숙원이 풀릴 수도 있다.사진 제공 | KIA 타이거즈
여친은 내게 너무 과분한 사람
좋은 성적내고 연봉 올려 청혼

그라운드 밖 매 순간 컴백 결심
KIA 우승땐 TV보며 가슴 뭉클

선발 마무리 상관없이 몸만들기
‘풍운아’ 별명 꼭 지우고 싶어요


KIA 김진우에게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의 기록은 백지다. 열아홉 나이에 프로로 뛰어들어 첫 해 12승을 기록했고, 스물네 살에 이미 47승을 거뒀다. 그러나 긴 방황으로 3년의 시간, 정확히 얘기하자면 2007년 후반과 2011년 초를 더하면 4년 이상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2011년 김진우는 다시 돌아왔다. 오랜 공백이 있었지만 씩씩하게 희망을 던졌다. 그리고 2012년을 시작하는 각오는 더 새롭다. 야구선수로, 투수로 그리고 한 여인의 남자로 다시 인정받고 싶다. 잘못을 저지르는 것보다 반성하며 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것이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다. 그런 면에서 김진우는 스스로와의 싸움을 포기하지 않았다. 트위터 인터뷰에 쏟아진 질문 대부분도 과거가 아닌 현재와 미래였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훈련 중인 그는 일본에서 초밥 130접시를 해치운 일부터 여자친구에 대한 사랑, 그리고 ‘풍운아’라는 별명을 지우겠다는 각오까지 솔직하게 팬들의 질문에 답했다. 김진우가 선택한 친필 사인볼(MAX스포츠 제공) 질문의 주인공은 @sean79, @girlsoni666, @cjangho 3명이다.


-야구를 떠나 있을 때 그라운드로 가장 돌아오고 싶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2009년 한국 시리즈 우승 순간은 보았는지요? 어떤 기분이었는지 궁금해요. 우리는 항상 기다렸어요(@sunnynara)


“TV 중계로 지켜봤죠. 매 경기 매 순간….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함께 뛰었던 선·후배들이 그라운드에서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진짜 잘했다’는 마음으로 축하도 하고, 한편으로는 저 순간 ‘내가 저 자리에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밀려오기도 했습니다. 함께 할 수는 없었지만 잊을 수 없는 순간입니다. 영원히.”

-지난해죠. 다시 마운드에 섰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요.(@ghj6758)

“예전에 자주 올랐던 마운드였는데, 설레고 떨리고 흥분되고 긴장되고 모든 형용사와 감탄사가 동시에 마음속에서 뒤엉키는 그런 느낌이었어요. 불펜에서 출발해서 덕아웃까지 걸어가는데 그 시간이 마치 1년 이상 길게만 느껴졌습니다.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이강철 코치께서 옆에서 여러 조언을 해주시는 순간 긴장이 확 풀리고 타자와 승부에 집중할 수 있게 됐어요. 하하.”

-프로 데뷔 첫 해와 2012년을 맞는 마음가짐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합니다.(@tigers_ok)

“그때는 거침이 없었죠. 아무것도 모르면서 패기만 있었던 것 같고, 준비는 덜 됐는데 의욕만 앞서있는 상태였던 것 같아요. 올해요? 지금은 하나하나 조심스럽고 완벽하게 준비를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캠프를 보내고 있습니다.”

-여자친구가 미인이라고 소문이 자자하던데 자랑 좀 해주세요.(@sean79) 혹시 결혼 계획은 있어요?(@dlah20002000)


“(쑥스러운 듯 웃으며) 저에게는 무척이나 과분한 사람입니다. 밥 한끼를 먹어도, 그냥 둘이 길을 걸어도 항상 저를 우선으로 생각하고 제게 맞춰줘요. 지난 시즌 경기가 잘 안 풀린 날이면 어떻게든 기분 풀어주려고 노력하고. 그런 모습을 보면 스트레스가 확 풀립니다. 저 보다 많이 배워서 영어도 잘하고 똑똑해요. 그런 모습 보면서 배울 점도 많고. 결혼이요? 솔직히 지금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프러포즈 하고 싶어요. 그러나 제가 남자로 자리를 잡은 다음에 당당하게 청혼하고 싶어요. 올해 팀의 우승을 함께하면서 야구선수로 다시 인정받은 다음에 결혼하고 싶어요. 개인적으로도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다면 연봉도 더 늘어나겠죠. 행복하게 해주고 싶기 때문에 그런 부분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올해, 올 시즌 후 꼭 결혼하고 싶습니다. 하하하.”

-KIA 선수단에는 ‘어린이’ 윤석민 선수 등 재미있는 별명을 갖고 있는 동료들이 많이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별명을 갖고 싶어요?(@cjangho)


“갖고 싶은 별명보다 꼭 지우고 싶은 별명이 있습니다. ‘풍운아’. 어떻게든 지워야죠. 제 잘못 때문에 생긴 별명이니까. 제가 다시 노력하고 팀을 위해 열심히 뛰어서 지워야 한다고 각오하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야구 열심히 하면 좋은 별명 지어주시겠죠. 하하하”

-야구를 하면서 닮고 싶었던, 싶은 롤 모델이 있나요?(@TimLincecumSF55)


“야구를 하면서 계속 닮고 싶고 따라하고 싶은 주인공이 늘어나는 것 같아요. 어렸을 때는 선동열 감독께서 우상이었죠. ‘나도 저런 투수가 될 수 있을까?’ 그런 마음으로 좋아하고 꿈꾸고 그랬습니다. 프로에 처음 왔을 때는 지금 넥센 코치로 계시는 최상덕 코치에게 야구를 대하는 자세, 열정 등을 많이 배웠습니다. 지금은 이강철 코치님이 또 롤모델이죠. 콘 두개를 양쪽에 세워놓고 러닝훈련을 할 때도 근처까지만 갔다가 돌아오는 법이 없도록, 누가 보지 않아도 끝까지 달려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열정적인 훈련을 가르쳐주시고 있습니다. 아주 작은 것 같지만 야구를 대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진 것 같아요.”

-쉬는 날은 어떻게 보내나요. 애리조나 훈련은 처음인 것 같은데 만족스럽나요?(@natuer27)

“날씨는 정말 예술입니다. 메이저리그 캠프이기 때문에 야구장과 웨이트트레이닝, 수영장까지 시설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어요. 쉬는 날에는 딱히 할 일 없어요(웃음). 근처에 아무것도 없어요. 다만 미국이라서 한국에서 구하기 힘든 큰 옷이 많아요. 제가 체구가 큰 편이라서 한국에서는 몸에 맞는 청바지나 티셔츠를 구하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캠프 초반 쉬는 날 쇼핑센터에 가서 큼지막한 옷을 몇 벌 구입했어요. 하하하.”

-일본 독립야구단 코리아 해치에 있을 때 회전초밥 집에서 158접시를 먹었다는 일화가 정말 사실인가요? 그만큼 잘 먹을 수 있는 비결이 궁금해요?(@girlsoni666)

“하하하. 그걸 어떻게 기억하시고. 사실 와전됐어요. 130접시인데 점점 늘어나더니 158접시로 고정되더군요(웃음). 사실 독립야구단이기 때문에 평소 배불리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돈이 조금 생겨서 동료들과 초밥을 먹으러 갔어요. 1시간에 2000엔 내고 마음껏 먹을 수 있는 회전초밥 뷔페여서 ‘그래! 기회가 있을 때 어떻게든 많이 먹어둬야 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죠. 양껏 먹었더니 130접시가 되더군요. 하하하. 지금은 체중 줄이느라고 절대 그렇게 먹지 않습니다.”

-올해 선발 혹은 중간, 마무리 어떤 자리에서 던지고 싶나요? 그리고 김진우 선수가 타석에 서서 투수 김진우의 공을 기다린다면 어떤 느낌일 것 같아요?(@mindfullness_)


“애리조나 현지에서도 굉장히 많이 받는 질문인데요. 어떤 보직에서 던지고 싶다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보지 못했습니다. 지금 최상의 컨디션에서 운동하고 있고 좋은 공을 던지기 위해 한발 한발 걸어가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감독님, 코치님이 정해주시는 자리에서 열심히 공을 던지겠습니다. 일단 투수 김진우가 크니까 저도 모르게 무서울 것 같아요(웃음). 하지만 다른 타자들이 그렇듯 저도 일단 타석에 서면 절대 지지 않겠다는 마음이겠죠.(타자를 했어도 잘 했을 것 같다고 묻자) 고교 때 타자에 대한 꿈도 있었죠. 그러나 투수라는 직업에 더 끌렸고 투수가 주는 희열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은퇴할 때까지 계속 공을 던지고 싶습니다.”

정리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김진우는?

▲생년월일=1983년 3월 7일 ▲출신교=서석초∼진흥중∼진흥고 ▲키·몸무게=192cm·114kg(우투우타) ▲프로 입단=2002년 신인 드래프트 KIA 1차 지명·입단 ▲2011년 성적=10경기 1패 2세이브 방어율 5.19(8.2이닝 12탈삼진) ▲프로 통산=142경기 47승35패4세이브 방어율 3.68(709.1이닝 597탈삼진) ▲2012년 연봉=4000만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