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TV 뭇매 충격’ 임수정, 복귀전서 日선수 꺾고 펑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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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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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펀치, 수정같은 눈물

1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이종격투기 대회 ‘더 칸3’에 출전한 임수정(왼쪽)이 미쿠 하야시(일본)의 얼굴에 정확한 왼손 펀치를 날리고 있다. OSEN 제공
1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이종격투기 대회 ‘더 칸3’에 출전한 임수정(왼쪽)이 미쿠 하야시(일본)의 얼굴에 정확한 왼손 펀치를 날리고 있다. OSEN 제공
“이렇게 링 위에 다시 서기까지 아주 힘들었습니다.”

임수정(27)은 승리가 확정되자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고 눈물을 쏟았다. 지난해 일본의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겪은 뭇매의 아픔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경기를 하루 앞두고는 “내가 다시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밤새 몸을 뒤척였다”며 울먹거렸다. “울지 말아야지 하고 마음을 먹었는데도 자꾸 눈물이 난다”고 했다.

임수정이 1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이종격투기 ‘더 칸3’ 대회에서 미쿠 하야시(28·일본)에게 3-0의 판정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임수정은 “상처 입은 여성의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오늘을 기다렸다”고 자신을 소개한 장내 아나운서의 말처럼 6개월 전의 아픔을 말끔하게 씻어냈다. 임수정은 지난해 7월 3일 방송된 일본 지상파 민영방송 TBS의 오락프로그램 ‘불꽃체육회’에서 격투기 경력 3∼8년의 건장한 일본 남성 개그맨 3명과 돌아가며 격투 대결을 벌이다 일방적으로 맞았다.

경기를 3주일가량 앞두고 임수정은 “예전에 비해 운동량이 줄었고 여러 일을 겪은 터라 부담이 많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임수정은 체중 감량에도 실패했다. 54kg 이하 계약체중으로 미쿠와 맞붙기로 했으나 체중이 1.8kg을 초과했다. 계약체중 초과로 임수정은 심판 1명당 2점의 감점을 안고 경기에 나서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1라운드에서 탐색전을 끝낸 임수정은 2라운드 종료 직전 스탠딩 다운을 빼앗으며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고 3라운드에서는 전광석화 같은 오른손 카운터펀치를 미쿠의 얼굴에 적중시켜 두 번째 다운을 빼앗았다. 3명의 심판은 28-27, 28-26, 28-25로 모두 임수정의 손을 들어줬다. 계약체중을 맞추지 못해 당한 감점을 감안하면 매 라운드 10점 만점을 받았다는 얘기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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