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없는 불법 도박, 마약 중독보다 더 위험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12월 29일 07시 00분


제도적 제어장치 따로 없어 피해 막대

올 한해만 인터넷과 불법사설도박으로 수억 원을 잃은 30대 사업가 김 모씨는 최근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심각한 도박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어 약물과 심리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도박중독은 마약 중에서도 가장 중독성이 강한 메스암페타민(필로폰)과 그 의존성 및 금단증상이 비슷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최근 한 연구기관에서 치료중인 마약중독자 앞에 주사기를 내려놓는 실험을 진행하자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혈압이 높아지는 변화가 나타났다. 역시 치료를 받고 있는 도박중독자에게 화투를 쥐게 하자 마약중독자와 똑같은 신체적 변화가 일어났다. 그 진동폭에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마약과 도박의 중독성은 매우 강력하다.

특히 불법 사설도박의 가장 큰 문제점은 아무런 제어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김 씨는 “합법화된 사행산업의 경우 아무리 꼼수를 부려도 한 번, 혹은 하루에 걸 수 있는 돈이 정해져 있다. 그러나 불법 인터넷 및 사설도박의 경우 그러한 장치가 없다”며 “토토나 복권, 그리고 불법도박 모두 처음에는 재미나 호기심으로 시작한다. 토토와 복권으로 수억 원을 잃는 사람은 없다. 대부분 따면 좋고 잃어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처음과 똑같이 취미나 재미로 즐긴다. 그러나 불법도박은 호기심이 금세 중독이 된다. 복권은 당첨되지 않아도 소액을 지출하지만 불법도박은 앉았다 일어나면 수 천 만원이 없어진다”며 괴로워했다.

현재 정부가 관리하고 있는 사행산업은 총 7개로 경마와 경륜, 경정, 카지노와 소싸움, 복권과 토토 등이다. 대부분 이용자의 중독을 막기 위한 제도적 안전장치를 갖고 있다. 특히 이 중에서도 복권과 토토는 사행성이 가장 낮은 분야로 피해사례가 많지 않다.

그러나 불법도박은 그 목적 자체가 각종 사회복지기금의 재원이 되는 합법 사행산업과 달리 맹목적인 이윤추구에 있기 때문에 자칫 빠져들 경우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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