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입대 이현승 “7개월된 딸, 눈에 밟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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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6일 07시 00분


이현승. 스포츠동아DB
이현승. 스포츠동아DB
‘삭발’을 했다.

결혼식(18일)을 올린 지 4일 만에 일이었다. 군 입대를 앞두고 맞은 크리스마스는 오로지 딸 효주(1), 아내 박태영(28) 씨를 위해 시간을 할애했다. 미안함과 아쉬움이 큰 아빠, 그리고 남편이다.

두산 이현승(28·사진)이 26일 국군체육부대(상무)로 입대한다. 그는 입소를 하루 앞둔 25일 “상무에 가서도 열심히 하겠다”며 “내년 고양원더스와 NC 덕분에 퓨처스리그가 주목받게 됐고 개인적으로는 경찰청에 간 (장)원준이(롯데)와 좌완대결이라고 해주셔서 재미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보다 2년간 몸을 잘 만들어서 다시 (두산에)돌아왔을 때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사실 발길이 쉬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는 2010년 금민철(넥센)과의 맞트레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좌완선발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2년간 성적이 96경기에 나가 6승11패, 6세이브, 10홀드에 그쳤다. 특정보직 없이 선발과 중간을 오갔고, 어깨부상이 번번이 발목을 잡은 탓이었다. 그리고 군입대다. ‘좀 더 잘하고 갔더라면….’ 마음속에서 자꾸 후회가 밀려들었다.

이제 갓 7개월 된 딸도 눈에 밟힌다. 그는 “효주가 낯을 가리기 시작했는데 2년 뒤엔 아빠얼굴을 못 알아볼까 걱정된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내에게도 미안하다. 결혼식을 올린 뒤 바로 입대해야 했기 때문에 세 식구가 함께 살 집도 마련하지 못했다. 박 씨는 남편이 없는 동안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다시 직장을 구했다. 그는 “어린 딸과 고생하는 아내를 위해 주어진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이현승의 부활은 두산도 바라는 바다. 지금까지의 성적표는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그는 여전히 팀의 좌완가뭄을 해소시켜줄 ‘히든카드’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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