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성 관전평] 속 터진 90분…박주영 빈자리 컸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11월 16일 07시 00분


경험부족 노출…패스 정확도 아쉬워
세트피스서 2실점…집중력 싸움서 져

대표팀은 레바논전에서 악전고투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조광래 감독은 박주영이 경고누적으로 빠지면서 공격라인에 A매치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을 배치해야 했다. 미드필드의 핵심이었던 기성용까지 제외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대표팀은 조광래호 출범 후 가장 좋지 않은 전력으로 레바논을 상대했다.

그라운드 등 주변 환경도 최악에 가까웠다. 경기장 잔디 상태가 좋지 않아 선수들이 볼 컨트롤과 패스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경기장 분위기도 어린 선수들이 감당하기에는 쉽지 않았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레바논이 제대로 홈 어드밴티지를 갖고 경기를 펼친 셈이다. 어려운 조건이었지만 지난 UAE와의 경기보다는 한결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선발 출전한 이근호, 손흥민, 이승기, 서정진 등 공격수들은 컨디션과 움직임이 좋아졌다. 자리 변화를 많이 가져가면서 상대를 공략하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그라운드 사정 때문인지 미드필드에서 최전방으로 연결되는 패스의 정확도가 떨어졌다. 패스의 정확도만 살아났다면 더 좋은 경기가 가능했을 것으로 본다. 득점찬스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 선수들의 모습이 안쓰러울 정도였다.

가장 아쉬운 부분 중 하나는 공격라인에서 리더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었다는 부분이다. 공격라인에는 박주영을 포함해 조광래호 출범 이후 주축을 이루었던 선수들이 대거 빠졌다. 젊은 선수들은 스피드가 좋고, 뛰어난 기술력을 가지고 있지만 이번 원정 경기처럼 어려운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경험이 부족하다. 이럴 때 선수들을 안정되게 이끌어줄 리더가 필요한데 오늘 경기에서는 그런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레바논전에서 실점한 2골이 모두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왔다. 첫 번째 골은 프리킥, 두 번째 골은 페널티킥으로 내줬다. 그라운드 사정이 좋지 않은 곳에서 경기를 할 때 세트피스를 조심해야 한다. 반대로 우리는 세트피스를 잘 살려 골을 뽑아내야 한다. 세트피스는 집중력 싸움이다. 후반 중반에도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수의 집중력 저하로 추가 실점할 위기를 맞았다.

정해성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전남 드래곤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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