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cm에 울고웃은 시즌 장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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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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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대회 안뛴 김대현 이진규에 행운의 역전
5년연속 장타 1위 올라

국내 골프 최고의 장타자 김대현(23·하이트·사진). 그에게 지난여름 드라이버 스윙을 지도받을 기회가 있었다. 당시 그는 “선수 하는 동안 장타왕만큼은 뺏기고 싶지 않다”고 큰소리쳤다. 프로 데뷔 후 4년 연속 장타 1위에 올랐기에 그의 각오는 예사롭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끝난 올 시즌 결과를 놓고 보면 김대현은 장타왕이 될 운명을 타고난 것 같다. 김대현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퀄리파잉스쿨을 치르느라 시즌 최종전인 NH농협오픈에 불참했다. 지난주까지 장타 순위에서 이진규에게 뒤진 2위였다. 그러나 이진규는 마지막 대회에서 비거리가 줄어 역전을 허용했다.

최종 순위는 김대현이 296.929야드를 기록해 이진규(296.875야드)를 0.054야드(4.9cm) 차로 제쳤다. 300m 가까이 날리는 괴력의 사나이들이 한 뼘도 안 되는 차이로 희비가 교차했다. 비거리 측정은 대회마다 2개 지정 홀에서 이틀에 걸쳐 이뤄지는데 이진규는 2개 홀에서 3번 우드를 잡아 평균 비거리가 줄었다.

미국 샌디에이고에 머물고 있는 김대현은 결과가 궁금해 현지 시간 밤 12시를 넘겨 관련 웹사이트를 검색했다. “대구 집 장식장에 5번째 트로피를 두게 됐네요. 운이 참 좋았어요. (이)진규는 동갑내기 친구로 주니어 시절부터 잘 알기에 미안하기도 해요.”

김대현은 올 시즌 무관에 그쳤어도 장타왕을 지켰고 처음으로 평균 타수 1위에 올라 덕춘상을 받게 됐다. 김대현은 “올해 미국, 유럽, 아시아 투어 등을 다니며 새롭게 눈을 떴다. 비거리보다는 페어웨이를 지키는 전략과 쇼트게임의 중요성을 새삼 느꼈다. 겨울 훈련 동안 멘털 코치와 함께 정신력을 보강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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