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섬싱Q] 어깨로! 방망이로!…박재상 두번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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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9일 07시 00분


프로야구 30년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서 터진 40대의 홈런. 우리 나이로 마흔 하나, SK 최고참 최동수가 28일 문학 3차전 1-0으로 앞선 5회말 사실상 승리를 굳히는 솔로홈런을 때린 뒤 덕아웃에서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문학|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binyfafa
프로야구 30년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서 터진 40대의 홈런. 우리 나이로 마흔 하나, SK 최고참 최동수가 28일 문학 3차전 1-0으로 앞선 5회말 사실상 승리를 굳히는 솔로홈런을 때린 뒤 덕아웃에서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문학|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binyfafa
완벽 홈송구로 주자 저격후 결승 홈런
SK 배터리 위기때마다 탁월한 볼배합
삼성 4회초 박석민 3루서 횡사
뼈아파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K의 저력이 돋보였다. 3차전을 질 경우 사실상 시리즈를 내줄 상황에 놓인 SK는 위기에서 더욱 집중했다. 송은범이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막강 불펜이 삼성의 추격을 1점으로 틀어막았다. 한국시리즈는 위기관리 능력을 테스트하는 경연 같다. 3차전까지 초반 좋은 기회를 잡은 팀이 모두 득점에 실패하며 경기를 내줬다. 김광현과 윤성환이 선발로 나서는 4차전이 이번시리즈 최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 SK 송은범이 3회 1사만루 위기에서 삼성 3·4번을 연속 삼진으로 잡았다.

▲ 송은범과 정상호의 볼배합이 돋보였다. 1사 만루 볼카운트 0-2에 몰렸지만 그 순간부터 연속 8개의 스트라이크를 던졌다. 구위와 배짱이 어우러진 최고의 피칭이었다. 채태인은 빠른 공을 연거푸 던져 삼진을 잡았고 최형우는 변화구 3개를 볼로 던져 3구 삼진으로 막았다. 최형우가 SK 배터리의 볼배합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 송은범은 4회에도 무사 1·2루 위기를 극복하는 탁월한 능력을 과시했다. ‘위기는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임을 여실히 보여줬다.

- 삼성은 4회 무사 1·2루에서 2루주자 박석민이 3루에서 아웃됐다.

▲ 신명철이 희생번트를 하려다 방망이를 거둬 들였다. 박석민은 스트라이크인줄 알고 3루쪽으로 스타트를 했다가 역동작에 걸렸다. 무사 1·2루 때 타자는 스트라이크존에서 비슷한 공은 번트를 해야 한다. 하지만 송은범이 낮은 슬라이더를 볼로 던졌고 신명철이 번트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볼카운트 1-0으로 유리한 상황에서 송은범이 2루주자를 견제하기 위한 최고의 공을 던졌다. 이때 2루 주자는 스킵동작을 3루쪽 직선으로 하기보다는 중심을 위로 움직이면서 스타트를 해야 한다. 그래야 역동작에 걸리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 2차전에서 삼성 이영욱이 호송구가 빛났다면 3차전은 SK 박재상이 팀을 구했다.

▲ 4회초 2사 2루에서 진갑용이 좌익수 앞 안타를 쳤을 때 2루주자 강봉규를 홈에서 잡았다. 타이밍상으로 늦었다고 생각했는데 포기하지 않고 좋은 송구를 했다. 강봉규와 홈에서 부딪히면서도 공을 놓치지 않은 포수 정상호의 블로킹도 돋보였다. 박재상은 4회말 결승홈런까지 때리면서 3차전을 SK가 승리하는데 결정적 수훈을 세웠다.

- 양팀 4번타자 최형우와 박정권이 부진했다.

▲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최형우는 3회 2사 만루, 6회 무사 1루, 8회 1사 1·3루에서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박정권은 삼진을 3개나 당했다. 4번타자는 상대의 철저한 견제대상이다. 볼넷을 내보내더라도 장타를 맞지 않겠다는게 기본 생각이다. 상대 볼배합을 좀더 연구해야 한다.

- 4차전에서 최대 관심은 SK 김광현이다.

▲ 김광현은 2007년 한국시리즈 4차전 승리투수다. 당시 SK는 두산에 1·2차전을 내주고 4연승했다. 3차전에서 송은범이 김광현에게 좋은 분위기를 넘겼기 때문에 김광현의 능력이 폭발할 가능성도 있다. 김광현이 호투한다면 시리즈 분위기는 SK가 주도권을 쥘 수도 있다. 삼성은 패했지만 여전히 힘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4차전은 선발 윤성환과 함께 안지만 등 필승조를 모두 투입하는 총력전으로 나올게 뻔하다. 김광현이 에이스의 모습을 반드시 보여줘야 하는 이유다.

이효봉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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