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투수 시대!…KS 선발승 실종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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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8일 07시 00분


1차전 승리투수 차우찬-2차전 승리투수 권오준. 스포츠동아DB
1차전 승리투수 차우찬-2차전 승리투수 권오준. 스포츠동아DB
2009년 7차전 이후 KS 7경기서 구원승
2번째 투수 6차례 V…승부의 키 부상


한국시리즈에서 선발승이 실종되고 있다. 2009년 한국시리즈 7차전부터 올해 한국시리즈 2차전까지 내리 7경기 동안 선발승은 단 한 차례도 없다. 모두 구원승으로 채워지고 있다.(표참고) 무게 중심이 선발투수보다는 불펜으로 이동하고 있는 트렌드가 가속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2009년 최종 7차전 승리투수는 KIA의 유동훈. SK와 잠실에서 벌인 7차전에서 당시 5-5 동점인 9회에 등판한 유동훈은 1이닝 동안 3타자를 범타 처리한 뒤 9회말 나지완의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그리고 SK가 4연승 무패로 우승을 차지한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는 4승이 모두 구원승으로 기록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4승 중 선발승이 단 한 차례도 없었던 것은 지난해가 사상 최초였다. 1차전 정우람, 2차전 전병두, 3차전 이승호(37번), 4차전 전병두가 구원승을 올려 프로야구 새 역사를 썼다.


올해도 어김없이 구원승 퍼레이드가 한국시리즈를 수놓고 있다. 1차전과 2차전에 삼성 2번째 투수로 등판한 차우찬과 권오준이 각각 승리투수가 됐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것은 2009년 7차전에서 KIA 7번째 투수로 등판한 유동훈을 제외하고는 최근 한국시리즈 6경기 승리투수가 모두 팀의 2번째 투수라는 점. 선발투수에 이어 등판하는 2번째 투수가 승부의 키가 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결국 지난해와 올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K와 삼성의 팀 컬러에 기인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특히 양과 질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불펜진을 보유하고 있기에 선발투수 컨디션에 조금만 허점이 보여도 곧바로 불펜의 필승카드를 줄줄이 가동할 수 있는 환경에 놓여있다. 여기에다 타순이 한바퀴쯤 돈 뒤 경기 중반에 결승점이 터지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2번째 투수=승리투수’라는 공식 아닌 공식이 자리를 잡게 됐다.

‘한국시리즈 선발승 실종 사건’은 언제쯤 중단될까. 3차전 이후를 지켜보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듯하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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