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골프장서 도널드 상금왕 등극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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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마지막 대회 4R 10∼15번홀 6연속 버디

강성훈, 또다른 마법 샷 공동3위로 내년출전권 유지

마치 디즈니랜드의 마법쇼 같은 짜릿한 뒤집기 드라마였다. 시상식에서 도널드 덕 캐릭터 인형과 나란히 선 세계 남자 골프 랭킹 1위 루크 도널드(34·잉글랜드)는 구름 위를 나는 듯 황홀한 표정이었다. 24일 미국 플로리다 주 레이크부에나비스타의 디즈니골프장(파72)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칠드런스 미러클 네트워크 호스피털스 클래식. 시즌 최종전인 이 대회는 환희와 탄식이 엇갈리며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 기적의 사나이

상금 랭킹 2위로 떨어졌던 도널드는 이 대회에서 우승이나 준우승을 차지하고 상금 선두 웹 심프슨(미국)의 성적을 따져봐야 상금왕에 오를 수 있었다. 전날까지 선두에게 5타 뒤진 공동 14위였던 도널드는 이날 전반까지 2타를 줄이는 데 그쳐 희망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10∼15번홀에서 6연속 버디를 낚는 집중력을 보였다. 퍼트 수를 26개까지 떨어뜨리며 8타를 줄인 그는 합계 17언더파로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우승 상금 84만6000달러를 받아 올 시즌 668만3214달러를 기록해 심프슨(634만7353달러)을 제치고 첫 상금왕에 등극했다.

도널드는 유럽투어에서도 385만 유로를 획득해 2위 로리 매킬로이(254만 유로)에게 크게 앞서 있다. 6개 대회가 남아 있기는 해도 격차가 커 사상 첫 미국과 유럽투어 상금왕 석권을 예약했다. 평균 타수 1위(68.86타)로 바든트로피를 확보했고 동료들이 뽑는 PGA투어 올해의 선수상도 유력해졌다. 도널드의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284.1야드로 147위에 불과하지만 정교한 쇼트게임으로 장타자를 압도했다.

○ 불운의 연속

심프슨은 상금왕을 향한 의욕을 보이며 톱스타들이 좀처럼 출전하지 않는 가을시리즈에 2주 연속 나섰다. 지난주 대회 준우승으로 도널드를 밀어내고 상금 선두에 나섰다. 훨씬 유리한 처지였던 심프슨은 같은 조인 도널드의 매서운 뒷심에 막혔다. 공동 6위로 마감한 심프슨은 도널드에게 축하 박수를 보내며 쓴입을 다셨다. 심프슨은 1000만 달러의 보너스가 걸린 페덱스컵 플레이오프에서도 3차전을 1위로 마쳤으나 최종 투어챔피언십에서 22위로 부진하며 페덱스컵 포인트 2위에 머물렀다. 1000만 달러는 페덱스컵 포인트 25위였다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빌 하스(미국)에게 돌아갔다.

○ 기사회생

강성훈은 지난주까지 상금 랭킹 141위였다. 125위 안에 들어야 내년 출전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실패하면 6라운드를 치르는 지옥의 레이스 퀄리파잉스쿨을 거쳐야 한다. 생존을 위해 이번 대회 3위 이내의 성적이 절박했다. 전날 공동 9위였던 강성훈은 18번홀에서 2.5m 버디 퍼트를 넣으며 공동 3위(14언더파)로 마감해 상금 순위를 120위로 끌어올렸다. 강성훈은 “마음을 비웠더니 오히려 잘됐다. 살아남아 날아갈 것 같다. 내일부터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지난주 상금 랭킹 144위였던 저스틴 레너드(미국)는 이번 대회 2위에 힘입어 랭킹을 91위까지 끌어올려 출전권을 지켰다. 반면 공동 3위였던 김비오는 4타를 잃고 공동 20위까지 밀려나 상금 순위 162위로 시즌을 마쳤다. 150위 안에 들었다면 조건부 시드라도 받아 내년에 15개 대회 출전을 보장받을 수 있었기에 아쉬움이 더 컸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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