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선동열 신임 감독 “이종범, 베테랑 역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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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2일 07시 00분


이제는 선후배가 아니라 감독과 선수. 해태 시절 투타 핵으로 활약했던 KIA 선동열 신임 감독(왼쪽)과 베테랑 이종범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광주|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hong927
이제는 선후배가 아니라 감독과 선수. 해태 시절 투타 핵으로 활약했던 KIA 선동열 신임 감독(왼쪽)과 베테랑 이종범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광주|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hong927
감독-선수로 만난 프랜차이즈 스타

‘해태 왕조’의 마지막 적자, 그리고 일본 주니치까지 함께 했던 당대 최고의 투수와 타자가 감독과 선수로 다시 만났다. 선동열이 던지고, 이종범이 치면 해태는 무적의 팀이었다. 그러나 이제 두 사람의 위치와 역할은 완전히 달라졌다.

KIA 이종범은 조범현 감독 시절 코칭스태프와 선수단간 소통의 창 역할을 했다. 외지 출신 감독 대신 지역정서를 껴안은 역할도 컸다. 구단과 은퇴를 놓고 갈등을 빚을 때 조 전 감독은 팀을 장악하며 이종범을 품었다. 슬기로운 대처로 평가됐고, 10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 했다. 그러나 이종범 이상으로 지역 최고의 스타였던 감독이 새로 부임했다. 역할에 큰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다.

선동열 감독은 21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선수들과의 상견례에서 이종범과 반갑게 악수했다. 사진기자들이 함께 포즈를 요청하자 “아! 종범이. 그러죠. 어서와!”라며 다정하게 어깨동무를 하기도 했다. 이종범은 선배가 아닌 감독에게 깍듯했다.

선 감독은 “베테랑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경험상 감독이나 코치가 한마디 하는 것보다 베테랑을 중심으로 똘똘 뭉칠 때 팀은 훨씬 강해진다. 솔선수범해줄 것으로 믿는다. 베테랑들과 대화를 많이 하겠다”고 말했다.

이종범은 “이제 지휘봉을 잡으셨기 때문에 선수와 감독이다. 감독님이 새로 취임하셨기 때문에 아직 모르는 선수들도 있으실 거고 중간에서 제 역할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야구는 명장이 있다고 항상 우승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선수로 감독께서 좋은 팀을 만들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선 감독은 취임식장에서 선수들과 처음 만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감독이 유니폼이 아닌 양복을 입고 선수들과 첫 인사를 할 수는 없다”고 요청해 그라운드로 장소가 변경됐다. 고향, 그리고 학교 후배들이 많은 광주, 그러나 선 감독은 첫 만남부터 유니폼을 입은 진짜 감독이었다.

광주|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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