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깜짝쇼…홍명보 “웃어? 울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10월 10일 07시 00분


폴란드전 2도움 ‘A대표 만점 데뷔’
“올림픽대표 히든카드 못 데려올라”


7일 폴란드와 평가전 ‘깜짝 스타’는 측면 공격수 서정진(22·전북 현대·사진)이다. 서정진은 후반 13분 남태희와 교체 투입돼 박주영의 2골을 연달아 도왔다. 누리꾼들이 ‘도대체 서정진이 누구냐’며 포털 사이트를 뒤지는 바람에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서정진의 맹활약을 보며 웃지도 울지도 못한 이가 있다. 올림픽팀 홍명보 감독이다.

서정진은 원조 ‘홍명보의 아이들’이다. 2009이집트 U-20월드컵 조별리그부터 8강까지 모든 경기를 뛰었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때도 중용됐다. 그러나 올 시즌 개막과 함께 피로골절 부상을 당해 7월에야 복귀했다.

홍 감독은 서정진이 부상에서 돌아오자 9월21일 오만 전을 앞두고 8월 천안 소집훈련 때 즉시 불러 들였다. 그러나 당시는 서정진의 경기감각이 너무 떨어져 있었다. 홍 감독은 그를 소속 팀으로 돌려보내며 11월을 기약했다. 무리하게 오만 전에 출전시키느니 정상 컨디션을 찾고 나서 11월에 있을 카타르(원정)-사우디(홈)와 2연 전 때 히든카드로 써먹는 게 낫다는 판단을 했다.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였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서정진이 A대표팀에 뽑혀버렸다. 지금 같은 상승세를 타고 추후 대표팀에 또 선발되면 A대표 우선 원칙에 따라 앞으로 올림픽 팀 차출은 어려워진다. 서정진이 A대표팀에서는 ‘조커’ 신분이지만 올림픽 팀에서는 주축 선수라는 점에서 홍 감독의 안타까움은 더 크다.

애제자의 부활에도 마냥 기뻐할 수 없는 홍 감독 처지. 힘겹게 최종예선을 치르고 있는 올림픽 팀의 현주소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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