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아, 골 욕심 내면 안되겠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10월 3일 07시 00분


선발출격하자 홈팬 일제히 뜨거운 환호성
박지성, 후반 41분 결정적인 골찬스 배달
“팍, 우린 널 아낀다!”…응원가 울려퍼져


인디언 썸머(긴 겨울 이전의 잠깐의 여름)로 인해 여름 같은 날씨가 찾아온 1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날씨 속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노리치 시티의 2011∼201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정규리그가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렸다.

맨유가 상대한 노리치 시티는 챔피언십(2부 리그)에서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 클럽. 앞선 두 경기를 승리하며 한창 물오른 경기력을 과시하고 있어 맨유 선수들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게다가 맨유는 지난 주중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바젤(스위스)과 3-3으로 힘겹게 무승부를 거두는 등 팀이 흔들리고 있었다. 노리치 시티전 결과가 앞으로의 행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알렉스 퍼거슨 감독도 잔뜩 긴장한 듯 보였다.

또 다른 화젯거리도 있었다. 그토록 기다려왔던 박지성의 선발 출격이었다. 프리미어리그 정규리그 첫 선발 출격 명단에 오른 박지성의 이름이 장내 아나운서에 의해 호명되자 일제히 뜨거운 환호성이 메아리쳤다.

박지영은 측면 윙어로 선발로 출전했다. 올시즌 영입한 애슐리 영이 줄곧 주전을 맡았던 왼쪽 미드필더로 나섰다. 박지성은 윙어로서는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간헐적으로 날카로움을 선보이긴 했지만 공격 포인트로 연결되지 않았다.

후반 중반 이후 윙어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변신한 박지성은 베테랑의 힘을 과시했다. 엄청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중원의 지휘자 역할을 맡았다.

그러던 후반 41분 데니 웰벡의 추가골을 도왔다. 웰벡과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박지성은 노리치 시티 수비라인을 완벽하게 허물었다. 골키퍼와 1대1로 맞선 박지성은 침착하게 오른발로 땅볼 패스를 했고, 문전으로 쇄도하던 웰벡은 이를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이로써 박지성은 올 시즌 1골1도움을 기록하게 됐다. 지난 달 21일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칼링컵 경기에서 어시스트 두 개를 기록한 이후 열흘 만에 다시 공격 포인트를 쌓았다.

맨유(6승1무 24득5실)는 안데르손의 선제골과 웰벡의 추가골로 2-0으로 승리, 블랙번을 4-0으로 대파한 맨체스터 시티(6승1무 23골5실)에 골 득실차에서 1점 앞서 1위를 유지했다. 박지성의 도움으로 터진 웰벡의 추가골이 없었다면 맨체스터 시티에 공동 1위를 허용할 뻔 했다.

현지 스포츠 전문채널 스카이스포츠는 박지성에게 평점 7을 부여했다.

90분 드라마가 끝난 뒤에도 훈훈한 장면은 계속 이어졌다. 그라운드 밖에서 선수들의 퇴장을 기다리던 맨유 팬들은 검은 머리 아시아인들을 볼 때마다 주먹을 들어올리며 일명 ‘개고기 송’으로 알려져 있는 박지성의 응원가를 힘차게 불렀다. “넘버 13 지성 팍, 우린 널 아낀다고!”

맨체스터(영국)|김신애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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