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라켓스타 지휘봉 들고 돌아오다… 공태희 산업銀 테니스 신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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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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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업무 11년만에 팀 재건 중책

1993년 7월 10일자 본보 체육면에는 ‘유니버시아드 금메달 영광의 얼굴’로 그의 사진과 기사가 실렸다. 미국 버펄로 유니버시아드 남자 테니스 복식에서 한국의 2회 연속 우승을 이끈 공태희(41·사진)였다. 1990년대 국내 테니스 강자로 이름을 날렸던 그는 2000년 은퇴 후 소속팀 산업은행의 은행원으로 변신했다.

이후 12년째 은행업무에 매달렸던 그는 최근 산업은행 테니스단 감독에 선임돼 코트로 돌아왔다.

“침체된 국내 테니스 열기를 다시 지피고 싶어요. 썰렁한 경기장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았거든요. 선수 실력과 관중은 함께 가거든요.”

천안고와 울산대를 거친 공 감독은 1993년 태극마크를 단 뒤 승승장구했다. 국내 랭킹 1위에 오르며 전한국선수권에서 3연패에 성공했다. 하지만 불의의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태릉선수촌에서 격투기 선수들이 주로 하는 줄타기를 하다 떨어져 발목 인대를 심하게 다쳤어요. 후유증이 오래갔죠.”

선수시절부터 오전에 소속팀 산업은행의 은행업무를 보다가 오후에 운동을 했던 그는 라켓을 놓은 뒤 풀타임 은행원으로도 능력을 인정받았다. 산업은행 수원지점 수신팀장으로 연간 5000억 원 이상을 유치한 적도 있다. 방카쉬랑스, 펀드 관련 5개의 자격증을 딴 그는 서초지점에서 투자상담역(PB)으로 일하며 6월에는 재무관리사(AFPK) 자격증을 취득했다.

1959년 창단돼 김남일 김성배 등을 배출한 산업은행 테니스부는 2년 전부터 선수 보강을 못해 1명으로 명맥만 유지해왔다. 테니스부 재건의 중책을 맡은 공 감독은 “갈 길이 멀다. 우선 선수를 4명까지 스카우트해야 한다. 선수들과 땀 흘릴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뛴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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