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불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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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10일 07시 00분


부상으로 부모님께 6년만에 첫휴식 선물
“이제 다 나았으니 아빠 엄마 휴가도 끝나”
부친 류재천씨 원정 응원 강행군 또 시작

류현진. 스포츠동아 DB.
류현진. 스포츠동아 DB.
“아빠, 엄마 ‘휴가’도 이제 끝났네.”

한화 에이스 류현진(24)이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8일 목동 넥센전에서 6이닝 1실점(비자책) 호투로 72일 만에 승리 투수가 된 후였다. 그 기간 동안 1군 엔트리에서 두 차례 제외됐고, 불펜으로 다섯 번 등판한 게 전부다. 2006년 프로 입단 후 류현진이 이렇게 오랫동안 쉰 것은 처음이다. 그가 “6년 만에 처음으로 부모님에게 휴가를 준 셈이다. 이제 우리 아빠와 엄마도 다시 시작”이라고 말할 만 하다.

류현진의 부모는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아들이 공을 던지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따라 다니며 응원했다. 하지만 6월28일 문학 SK전 선발 등판 이후 왼쪽 등 견갑골 통증으로 정상적인 선발 등판이 불가능해지면서 부모의 야구장 나들이도 동시에 멈춰졌다.

말이 좋아 ‘휴가’지, 공 던지는 아들 보는 낙으로 살아왔던 부모에게는 지루한 시간이었을 수도 있다. 아버지 류재천 씨도 “오랜만에 아들이 던지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아무리 본인이 ‘안 아프다’고 해도 우리야 사실 직접 던지는 걸 봐야 마음이 놓인다. 경기를 보고 한시름 놨다”며 기분 좋게 웃었다.

때마침 류현진은 본가가 있는 인천에서 추석 연휴를 보내게 됐다. 한화가 10일과 11일에 문학 SK전을 치르기 때문이다. 비로 둘 중 한 경기가 취소되면 추석 당일인 12일에도 경기를 해야 한다.

하지만 선수단과 함께 움직이는 아들이 집에 와서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류 씨는 “그래도 명절이고 마침 아이가 집 근처에 있으니 동료들하고 함께 먹으라고 송편이라도 갖다 줄까 생각 중”이라고 귀띔했다.

목동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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