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 황선홍 감독과 ‘여우’ 신태용 감독의 머리싸움 볼만하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8월 25일 07시 00분


황 감독 모따 교체로 빼자 신 감독 갸웃
신 감독도 라돈치치 교체 멤버 수싸움

FA컵 4강정도 되면 전쟁이다. 두 번만 이기면 우승컵과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주어진다.

‘황새’ 황선홍(43)과 ‘여우’ 신태용(41)이 치열한 두뇌싸움으로 사전대결을 펼쳤다.

성남 일화 신태용 감독은 포항 스틸스러와 FA컵 4강전에 앞서 상대 출전명단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포항 선발 가운데 예상과 다른 선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포항 황선홍 감독은 신 감독 반응을 예상했다는 듯 “모따를 교체로 빼고 노병준을 선발로 넣은 것에 대한 말일 것이다. 노림수가 있다”고 싱긋 웃었다.

그러나 경기 후 신 감독의 말은 달랐다.

그는 “모따가 후반에 나올 것은 어느 정도 예상했다. 왼쪽 풀백에 윤원일이 아닌 김대호가 나온 걸 보고 놀랐다. 윤원일이 취약해 에벨톤에게 적극 공략을 주문했는데 갑자기 바뀌어 잘 못 되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털어놨다.

두 감독은 ‘히든카드’를 두고도 한 치 양보 없었다.

성남은 최전방 공격수 라돈치치가 교체멤버였다. 라돈치치는 20일 경남FC와 리그 경기 때 출전명단에서 빠졌다. “신 감독이 FA컵 4강을 위해 아껴뒀다”는 추측이 지배적이었다. 황 감독 의견은 달랐다. “라돈치치가 근육이 안 좋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 감독도 라돈치치의 대항카드로 부상으로 최근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한 공격수 슈바를 교체멤버에 포함시켰다. 파괴력 있는 공격수로 맞불을 놓겠다는 작전이다.

결과적으로 지략대결은 신 감독의 완승이었다. 상대 왼쪽 측면을 잘 공략해 경기를 압도했고 후반에 들어간 라돈치치는 추가골까지 터뜨렸다. 그러나 승패를 떠나 40대 초반 두 젊은 사령탑의 지략대결은 흥미로운 볼거리였다.

성남|윤태석 기자 (트위터@Bergkamp08) sportic@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