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희 씨 ‘남자의 자격’서 땀 뻘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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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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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스타… 체육박사… 이번엔 예능프로 도전

KBS 해피선데이 남자의 자격 ‘청춘 합창단’에서 열창하고 있는 왕년의 슛도사 이충희 씨(오른쪽). KBS 제공
KBS 해피선데이 남자의 자격 ‘청춘 합창단’에서 열창하고 있는 왕년의 슛도사 이충희 씨(오른쪽). KBS 제공
아시아 최고의 농구 슈터로 이름을 날리며 신의 손이란 뜻인 ‘신수(神手)’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이런 그도 진땀을 흘릴 때가 있다. 노래를 불러야 하는 순간이다. 음치란 말까지 듣던 그의 유일한 애창곡은 서울패밀리의 ‘내일이 찾아와도’다. 왕년의 농구 스타 이충희 씨(52) 얘기다.

마이크 앞에서 주눅 들던 이 씨가 요즘 합창단원으로 변신해 주말마다 안방극장에 등장한다. TV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 남자의 자격 ‘청춘 합창단’이 그 무대다.

“한번 해보라는 아내(탤런트 최란 씨)의 권유에 도전하게 됐어요. 예전 같았으면 안 했을 텐데 묘한 용기가 발동하더라고요. 뒤늦게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얻은 자신감도 영향을 미쳤고요.”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50대 이상 중년 남녀 40명과 이 프로그램의 고정 멤버인 개그맨 이경규, 이윤석, 야구 스타 양준혁 등으로 이뤄진 합창단의 일원으로 매주 녹화에 참여하고 있다. 김태원이 음악 감독이자 지휘자 역할이다.

“운동만큼 힘들어요. 연세 드신 분들의 열의와 실력이 대단하더군요. 노래는 못하더라도 민폐는 끼치지 않으려 애쓰고 있죠.” 이 씨는 합창곡 CD를 운전할 때마다 틀어놓고 따라 부르거나 집에서도 악보를 끼고 있을 때가 많단다. 이 씨는 “합창과 농구는 비슷한 점이 많다. 단체생활인 데다 절대로 혼자 잘해서 되는 게 아니다. 하모니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는다”고 말했다.

이 씨는 19일 용인대 학위수여식에서 스포츠마케팅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8년 박사 과정에 뛰어들어 최근 프로농구팀의 브랜드와 관람 만족도에 대한 내용의 논문이 통과됐다. 논문을 준비하느라 지난겨울 농구장을 찾아다니며 500명이 넘는 팬에게 설문지를 돌리며 발품을 팔았다. 나이 오십 넘어 뭘 하고 있나 후회한 적도 있었지만 선수 때 하루에 1000개의 슈팅을 성공하고 나서야 훈련을 멈췄던 집념을 되살려 견뎌냈다. “내일을 준비하는 데 나이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경험을 살려 강단에 서고 싶습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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