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세계육상선수권 D-18]여자 높이뛰기 스타 블란카 블라시치 e메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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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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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철옹성 209cm, 대구서 넘을 겁니다… 육상선수 안됐으면 배구선수 됐을것
내 기록은 재능 5%- 훈련 95% 결과… 대회 앞두고 3, 4주 전부터 재충전

육상 높이뛰기 종목에서 남자 선수들에게는 별로 없지만 여자 선수들이 갖고 있는 불만(?)이 있다고 한다. ‘그냥 높이뛰기’라는 얘기를 들으면 여자 선수들은 못마땅해한다. 높이뛰기라는 종목 이름 앞에 쓸데없이 ‘그냥’을 왜 갖다 붙이냐는 얘기다.

‘미녀새’로 불리는 세계적인 육상 스타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의 종목인 장대높이뛰기가 있으니 장대 없이 뛰는 건 ‘그냥’ 높이뛰기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는 모양인데 듣기 거북하다는 것이다. 국내 선수들 얘기다.

27일 개막하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이신바예바가 온다. 그리고 주목해야 할 또 한 사람. 여자 높이뛰기의 블란카 블라시치(28·크로아티아). 블라시치는 대구 대회에서 세계 기록을 깰 것으로 기대되는 몇 안 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그것도 24년 묵은 세계 기록(209cm)이다. 이신바예바가 혼자서 세계 기록을 27번이나 갈아 치운 장대높이뛰기와는 얘기가 좀 다르다. 육상에서 ‘불멸의 기록’이라 불리는 여자 높이뛰기 세계 기록 경신에 도전하는 블라시치를 e메일로 인터뷰했다.

―개인 최고기록이 세계 기록에서 1cm 모자라는 208cm다. 대구 대회에서 세계 기록을 깰 자신 있나.

“불가능한 목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세계 기록은 꼭 이루고 싶은 목표다. 대구 대회에서 세계 기록을 깰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꼭 깰 것이라 믿는다.”

―높이뛰기에서 여자 선수가 넘을 수 있는 최고 높이는 어디까지라고 생각하나.

“정말 어려운 질문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게 얘기할 수 있다. 여자 선수의 한계가 지금의 세계 기록인 209cm는 절대로 아니다. 더 높이 넘을 수 있다.”

―2007, 2009 세계선수권을 2연패했다. 하지만 올림픽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다. 세계선수권 3연패와 올림픽 금메달 중 어느 쪽이 더 욕심나나.

“선수라면 당연히 둘 다를 이루고 싶다. 세계선수권은 2년에 한 번씩 열린다. 앞으로 3∼5번 더 도전할 수 있다. 그러나 올림픽은 4년에 한 번밖에 기회가 없다. 올림픽 금메달이 큰 가치를 갖는 이유다. 그래서 압박감이 더 심하다.”

―현역 선수 중 가장 좋은 기록을 갖고 있다. 라이벌로 생각하는 선수는 누구인가.

“러시아의 안나 치체로바다. 그녀의 최고 기록은 나보다 1cm가 모자란 207cm다. 올 시즌 최고 기록도 치체로바의 207cm다. 하지만 높이뛰기는 예측이 힘든 종목이다. 대구 대회에서는 출전 선수 모두가 다 경쟁자일 것으로 생각한다.”

―높이뛰기 선수가 된 계기는….

“아버지가 10종 경기 선수였고 현역에서 은퇴한 뒤에도 코치 생활을 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경기장에 다니다 자연스럽게 육상에 입문했다. 처음에는 단거리 선수였다. 그런데 키가 자꾸 자라는 바람에 높이뛰기로 종목을 바꿨다.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내가 높이뛰기에 재능이 있다는 걸 알았다. 육상 선수가 안 됐다면 아마 배구 선수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높이뛰기 선수에게 타고난 자질과 훈련 중 어느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재능은 내가 얻는 성과의 5% 정도에만 영향을 미친다. 나머지 95%는 훈련의 결과다. 유전적으로 타고난 자질이 높이뛰기에 적합한 내 재능을 발견하는 데 도움을 준 건 사실이다.”

―대구 대회가 20일도 남지 않았다. 훈련은 어떻게 하고 있나.

“큰 대회를 앞두고는 항상 3, 4주 전부터 자유시간을 많이 갖는다. 훈련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하고 있다. 내 몸을 재충전하고 좀 더 날렵한 몸으로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휴식이 중요하다.”

―곧 만나게 될 한국 팬에게 미리 한마디 전한다면….

“솔직히 한국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다. 대구 대회 참가로 한국을 알 수 있게 된 걸 기쁘게 생각한다. 한국 팬들 앞에서 뛰게 될 날이 기다려진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블란카 블라시치는 누구?

△국적:
크로아티아
△생년월일: 1983년 11월 8일
△체격: 193cm, 75kg
△개인 최고기록: 208cm
△취미: 요리
△주요 성적 및 수상 경력: 2007년 오사카 세계선수권 1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 1위, 2010년 국제육상경기연맹 올해의 선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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