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골프의 수도’ 북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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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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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는 180만명도 안되는데… 최근 6개 메이저 중 3개 우승

“북아일랜드는 세계의 골프 수도다.”

로리 매킬로이(22)는 대런 클라크(43)가 브리티시오픈 정상에 오른 뒤 트위터에 이런 글을 남겼다. 인구가 180만 명도 안 되는 북아일랜드 출신들이 메이저 대회 우승을 휩쓸고 있기 때문이다. 매킬로이와 클라크, 그레임 맥도웰(31)은 북아일랜드 삼총사로 꼽힌다. 63년 동안 메이저 챔피언을 배출하지 못했던 북아일랜드는 이들을 앞세워 최근 6개 메이저 대회에서 3승을 휩쓸었다. 맥도웰은 “북아일랜드는 차로 남북을 종단하는 데 90분 남짓 걸리고 2시간이면 동서 횡단을 할 수 있을 만큼 작다. 하지만 뛰어난 골프장과 주니어 프로그램이 있다”고 자랑했다. 클라크는 “매킬로이와 맥도웰 같은 환상적인 선수가 있다는 건 축복이다. 나는 그저 그들을 따르는 퇴물일 뿐”이라고 말했다.

세대별로 포진해 있는 이들은 신구의 조화 속에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브리티시오픈을 앞두고 클라크는 매킬로이와 연습 라운드를 했다. 13년 동안의 런던 생활을 청산하고 지난해 북아일랜드에 돌아온 클라크는 포트러시GC의 강풍 속에서 집중적으로 훈련한 효과를 봤다.

북아일랜드에는 뛰어난 골프 코스가 많으며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는 악조건과 싸워야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어려서부터 이런 환경에서 다양한 기술을 익힐 수 있었다. 주니어 선수들은 연간 100파운드(약 17만 원)를 내면 회원 대우를 받을 수 있어 부담 없이 코스에서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실전 감각을 키우는 클럽 대항전도 많다. 골프장이 바로 놀이터라는 얘기다.

필드를 화려하게 수놓고 있는 북아일랜드와는 대조적으로 최강으로 군림하던 미국 골프는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인구 3억 명을 돌파한 미국은 지난해 마스터스에서 필 미켈슨이 그린재킷을 입은 뒤 역대 최장인 6연속 무관에 허덕였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 도전에 나섰던 간판스타 필 미켈슨과 신예 더스틴 존슨(미국)은 허망하게 무너졌다. 존슨은 14번홀(파5)에서 2번 아이언으로 무리하게 세컨드 샷을 하다 OB를 내 더블보기를 했다. 미켈슨은 11번홀(파3)에서 60cm도 안 되는 짧은 파 퍼트를 실패해 땅을 쳤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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