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파워피처 김수경, 완급조절을 깨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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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9일 07시 00분


체인지업·투심패스트볼 등 새구종 장착
간간이 섞어 던지며 단조로운 피칭 탈피


6월10일 무려 430일 만에 1군 엔트리에 오를 때까지만 해도, 반신반의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김수경(32·넥센)은 이후 5경기에서 13.1이닝을 던지며 단 1실점만을 하고 있다. 방어율은 0.68. 볼넷은 단 한개도 없었다. 주로 큰 점수차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등판하기는 했지만, 그의 활약 덕에 넥센은 불펜을 아끼며 역전의 기회를 노릴 수 있었다.

김수경은 “패전처리라서 상대타자들이 이른 승부를 해줬다. 운이 좋았을 뿐”이라며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완급조절에 대한) 감을 좀 잡은 것 같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맹활약을 하고 있지만, 전성기처럼 145km 이상의 직구가 돌아온 것은 아니다. 현재 최고구속은 140km정도. 하지만 분명 왕년의 파워피처는 ‘변신’에 대한 실마리를 잡았다.

넥센 김시진 감독은 “맞혀 잡는다는 마음가짐으로 마운드에 서서는 맞혀 잡을 수 없다”고 말한다. 김수경이 최근 느낀 바도 같다. “저는 아직도 내가 145km를 던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섭니다. 그런 자신감이 있어야 상대타자를 잡을 수 있거든요.” 이는 무사사구 투구를 이어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넥센 정민태 투수코치는 새로운 구종의 장착도 호투의 비결 중 하나라고 말한다. “예전에는 직구 슬라이더 위주의 단조로운 피칭을 했지만, 체인지업 등을 간간이 섞어 던지며 완급 조절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투심패스트볼 등도 요긴하게 쓰고 있다.

하지만 주변의 칭찬에도 김수경은 “주로 점수차가 큰 상황에서 나갔으니, 조금 더 타이트한 상황에서 등판해봐야 내 자신을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몸을 낮췄다.

전영희 기자 (트위터@setupman11)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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