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KIA 이용규] “찬스땐 과감히” 용규놀이 무한진화

넥센전 2사 1·3루서 역전 2루타
2스트라이크서 적극적 스윙 주효

이용규. 스포츠동아DB

공 100개를 던지면 헛스윙은 두 번도 보기 어렵다. 낙차 큰 원바운드 변화구에 속아 배트를 휘둘러도 어떻게든 파울로 때려낼 정도로 경지에 오른 커트. 홈런보다 무서운 파울…. ‘용규 신공’, ‘용규 놀이’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이용규는 분명 2011년 한국프로야구에서 가장 무서운 타자 중 한명이다.

7일 군산 넥센전에서 이용규는 또 한번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2-3으로 역전을 허용한 2회. KIA는 김주형이 볼넷, 이현곤이 중전안타를 때리며 2사 1·3루의 찬스를 잡았다. 아웃카운트 2개를 먼저 잡은 넥센 선발 김성태는 이용규를 피하기 위해 이현곤과 정면 승부를 하다 안타를 맞았다.

타석에 선 이용규는 평소 자신의 모습과는 조금 다른 스윙 스타일로 변화를 줬다. 평소의 제구가 잘된 공은 파울로 만들고 침착하게 공을 고르는 과정은 1번 타자로 출루를 위한 노력이었다. 신기에 가까운 커트 능력으로 4할 타율까지 거론되고 있지만 정작 이용규는 “커트는 출루율을 높이기 위함이다. 타율이 높으면 좋지만 4할은 생각한 적이 없다. 최대한 많이 출루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사 1·3루, 주자가 득점권에 있자 적극적으로 공을 공략했다. 2사 후였기 때문에 스스로 득점 찬스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이용규는 2구째에는 그 보기 어렵다는 헛스윙까지 했다. 3구째 볼을 고르면서 볼카운트 2-1, 투수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에서 이용규는 빠른 스윙으로 김성태의 공을 때렸다. 타구는 중견수 키를 넘기며 2타점 2루타. KIA는 단숨에 재역전에 성공하고 끝까지 리드를 지켰다.

같은 팀 로페즈가 긴 이닝을 던지는 이닝이터(Inning eater)라면 이용규는 말 그대로 상대 투수의 투구수를 최대한 늘리는 피치이터(Pitch eater)의 모습이다. 3할8푼대의 정확한 타격 때문에 8번과 9번 하위타선에게도 투수가 정면 승부를 하게 하는 효과까지 가져오고 있다. 1번 타자로서는 4할7푼 이상 출루율로 공격의 물꼬를 트는 찬스 제조기다. 이날 승리로 KIA는 1위 삼성에 반 게임까지 따라붙었다. KIA 선두 추격의 맨 앞에는 이용규가 달리고 있다.

○이용규=최근 좋은 타격감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밸런스가 잘 잡히면서 좋은 타구를 때려내고 있는 것 같다. 컨디션을 잘 유지해서 앞으로도 팀 승리에 공헌하고 싶다. 앞으로 출루율 만큼은 꼭 욕심을 내고 싶다.

군산 ｜ 이경호 기자 (트위터 @rushlkh)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