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타디움 가보니 확 줄어든 홈관중… “구단주여, 하루빨리 매각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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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의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은 버드 셀릭 커미셔너가 말했듯이 ‘메이저리그의 보석’이다. 다운타운에서 10분 정도 떨어진 샤베스 레빈에 위치한 이곳은 야구팬이라면 한 번쯤 꼭 가봐야 할 아름다운 구장이다. 1962년 건설된 다저스타디움은 보스턴 펜웨이파크, 시카고 리글리필드에 이어 세 번째로 오래된 구장이다.

하지만 요즘 이곳은 관중이 별로 없다. 자동차 홍수를 이뤘던 주차장은 빈 공간이 더 많다. 지난 주말 지역 라이벌 LA 에인절스와의 인터리그 3연전에선 12만7852명이 입장해 역대 프리웨이 시리즈 최소 관중 기록이 나왔다. 다저스타디움은 5만6000명을 수용한다.

야간경기 때는 경광등을 켠 수십 대의 경찰 패트롤카가 다저스타디움 외곽을 순찰하고 있다. 다저스 팬보다 경찰이 더 많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4월 1일 홈 개막전 때 샌프란시스코 팬 브라이언 스토 씨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2명에게 폭행당해 뇌를 다쳤고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사고가 났기 때문이다.

이 사고가 일어난 것은 프랭크 매코트 구단주가 돈을 아끼려 한 데서 비롯됐다는 게 로스앤젤레스타임스의 지적이다. 경비 책임자를 해고한 뒤 수개월간 공석으로 뒀다가 사고가 벌어진 것이다. 스토 씨의 가족은 다저스 구단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매코트 구단주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친 격으로 전직 로스앤젤레스 경찰국 간부를 경비 책임자로 임명했고, 매 경기 경찰 인원과 보안요원 수백 명을 증원했다. 물론 예산은 다저스가 부담해야 한다.

다저스 팬들은 매코트 구단주가 하루빨리 구단을 매각하기를 원하고 있다. 주말에 다저스타디움에서 보았던 한 팬은 ‘매코트여 제발 구단을 파시오’라는 문구를 새긴 티셔츠를 입고 다녔다. 팬들뿐 아니라 리처드 리오던 전 로스앤젤레스 시장 등도 구단이 매각돼야 다저스가 정상화된다며 매코트를 압박하고 있다. 서부지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칼럼니스트들이 전방위로 매코트에게 비난을 퍼붓고 있다. 파산보호 신청으로 시간은 벌고 있지만 팬들은 이미 매코트를 외면했고 다저스를 지킬 수 있는 명분은 아무것도 없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tex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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