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박태환…턴·킥 능력 향상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19일 12시 34분


코멘트
스피드가 주 무기인 박태환(22·단국대)이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받아온 턴 동작이나 킥 등을 보완하면서 세계 정상 탈환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박태환은 19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의 조지 F. 헤인즈 국제수영센터에서 열린 샌타클래라 국제그랑프리대회 사흘째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5초92의 대회 신기록을 세우며 1위를 차지했다.

전날 남자 자유형 100m(48초92)와 400m(3분44초99)에서 잇달아 우승했던 박태환은 이로써 대회 3관왕이 됐다.

이번 대회는 박태환이 지난해 11월 광저우 아시아경기 이후 7개월 만에 나선 공식 경기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 준비를 위해 이번 대회에서는 전력 노출을 피하면서 실전 감각을 점검하는 데 의미를 뒀다. 더구나 박태환은 3주간 멕시코 고지대에서 훈련하고 나서 바로 이번 대회에 참가해 피곤한 상태였고, 실외 경기장 등 환경에 적응하기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기록과 레이스 내용 모두 좋았다.

미국의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와의 맞대결에서 이긴 자유형 100m의 기록은 지난해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때 세운 한국 기록(48초70)에 불과0.22초 뒤지는 좋은 성적이다.

주 종목인 자유형 400m에서는 적수가 없었다. 지난해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자신이 새로 쓴 한국 기록(3분41초53)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캐나다 국가대표 라이언 코크런(4분50초05)보다 5초 넘게 앞선 채 깔끔하게 레이스를 끝냈다.

자유형 200m에서는 지난해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때 세웠던 아시아 기록(1분44초80)에 1.12초가 뒤지는 좋은 기록이다.

이 같은 페이스는 세계대회를 앞두고 박태환의 준비가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박태환은 그동안 타고난 스피드에다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길러진 지구력까지 더해져 아시아 무대에서는 단거리부터 장거리까지 두루 정상급 실력을 뽐냈다.

하지만, 박태환으로서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전략적으로 주 종목을 선택해야 했다.

결국 광저우 아시아경기 이후 자유형 1500m를 포기하고 200m와 400m에 집중하기로 했다.

지난해부터 박태환을 지도해 온 마이클 볼(호주) 코치는 박태환의 주 무기인 스피드를 살려야 한다며 이같은 선택에 힘을 보탰다.

이후 볼 코치는 올해 세 차례 호주 전지훈련을 통해 스피드가 좋은 박태환에게 날개를 달아줄 기술적 부분들을 보완해 왔다.

특히 박태환의 턴 동작이나 잠영 거리에 영향을 주는 돌핀킥 등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후원사인 SK텔레콤스포츠단에 따르면 박태환은 연습 때 잠영 거리가 13~14m까지 나와 세계적 선수들에 크게 뒤지지 않지만, 실전에서는 7~8m도 밖에 못 가곤 했다.

하지만 볼 코치를 만나 킥 능력이 향상되면서 잠영 거리도 광저우 아시아경기 때에는 9~10m에 이르렀고, 이번 샌타클래라 대회에서는 12m 안팎까지 늘었다.

볼 코치는 이번 대회 결과에 만족하면서도 아직도 '턴 동작은 약간 불안정했다', '턴을 하고 올라오면서 스트로크가 매끄럽지 못했다'는 등 미세한 부분에서 보완점을 이야기했다.

박태환은 이번 대회에서 이틀 동안 예선과 결승 등 모두 6번의 레이스를 펼쳤다.

펠프스 역시 콜로라도 고지대에서 3주간 훈련하고 이번 대회에 참가한 터라 힘들어했다고 한다. 라이언 나폴레옹 등 볼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박태환과 함께 훈련해온 호주 국가대표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박태환은 지친 기색이 없었다.

SK텔레콤스포츠단 관계자는 "피로 회복 능력이 원래 좋은 데다 강도높은 훈련으로 유산소 능력이 한층 업그레이드 돼 마지막 스퍼트에서도 힘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