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이숭용과 송지만이 13일 나란히 2군행 버스를 탔다. 팀이 연패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베테랑 선수의 존재감은 크다. 오랜 시간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위기를 슬기롭게 넘길 줄 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김시진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김 감독은 14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나이가 많아서 엔트리에서 뺀 것이 절대 아니다. 성적이 좋지 않아 팀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본인들도 수긍했다”고 설명했다. 팀이 어려울 때 고참들을 희생시킴으로써 남은 선수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좀 더 분발하기 바라는 마음이었던 것이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두 선수는 팀내에서 후배들의 신망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선배다. 김 감독도 “선수가 2군에 가는데 마음 편한 감독은 이 세상에 없다”며 “게다가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선수를 보내는 게 말처럼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넥센은 13일까지 57경기를 치러 20승37패(승률 0.351)를 기록중이다. 결단이 필요한 시점에서 김 감독은 ‘고참의 희생’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과연 이 카드가 넥센의 고삐를 당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