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승부조작 긴급진단<하>]클린사커의 시작…루머부터 밝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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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3일 07시 00분


프로연맹과 구단이 승부조작 루머에 연관된 선수를 자체조사 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5월 31일 K리그 16개 구단 선수단, 관계자가 참여한 K리그 워크숍에서 있었던 사·단장 간담회 모습.
프로연맹과 구단이 승부조작 루머에 연관된 선수를 자체조사 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5월 31일 K리그 16개 구단 선수단, 관계자가 참여한 K리그 워크숍에서 있었던 사·단장 간담회 모습.
■ 승부조작 발본색원 출발점은?

실효성 없는 대책 보다 소문 진위 파악 먼저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 이후 발본색원(拔本塞源)이라는 말이 많이 나왔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수장인 정몽규 총재를 비롯한 많은 관계자들이 “승부조작과 불법 스포츠 베팅에 관련된 자들을 발본색원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 의지를 담아 연맹은 프로축구가 탄생한 이후 처음으로 선수, 지도자, 구단직원 등 모든 프로축구 관계자들을 한 자리에 모아 워크숍을 진행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심혈을 기울였다. 다양한 대책이 쏟아졌고, 선수들도 이러한 워크숍을 통해 사건에 대한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과정이 하나 빠졌다. 소문의 진위 여부 확인작업이다.

지난해부터 승부조작 뿐 아니라 불법 스포츠 베팅과 관련된 많은 소문이 돌았다. 선수들과 지도자들 사이에는 이미 소문이 파다했다. 구단과 연맹도 어느 정도는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루머에 대해서는 조사를 할 의지가 없었다.

연맹은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대해서 어떤 처벌을 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지난 과오에 대해서는 발본색원할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 ‘자진신고제’를 통해 고해성사를 받겠다고 했지만 용기를 가진 선수와 관계자들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구단도 마찬가지다. 검찰의 승부조작 수사가 시작된 이후 각 구단의 단장과 사장들은 2차례 회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과오에 대해 잘못을 시인하거나 파헤쳐야 한다는 용기 있는 주장은 없었다고 한다.

발본색원이란 말은 ‘나무를 뿌리째 뽑고, 물의 근원을 없앤다’는 뜻이다. 폐단의 근본적인 원인을 모조리 없애야한다는 말이다.

연맹과 각 구단들이 의지만 있다면 루머에 대해서 자체조사를 시작해야 한다. 억울하게 소문에 시달리고 있는 선수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서라도 소문의 진위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끝>

최용석 기자 (트위터 @gtyong11) gtyong@donga.com
사진|김종원 기자 (트위터 @branjjun)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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