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스페셜] 김현수, 부진해도 웃는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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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7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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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조건 ‘긍정’

두산 김현수.
두산 김현수.
최근 주춤 두산 타선의 중심축
김경문 감독도 “현수가 해줘야…”

“화 내봤자 해결 안돼…스마일
승리 공헌 타점기계 시동 걸 것”
‘타율 0.299(137타수 41안타), 3홈런, 20타점.’

26일까지 두산 김현수(23·사진)의 성적표다. 기록만 봐서는 ‘타격의 교과서’ ‘타격기계’라는 명성에 다소 못 미치는 게 사실이다. 26일 잠실 LG전에서는 1회 첫 타석에서 3구삼진을 당한 뒤 곧바로 고영민과 교체됐다. 상대선발 주키치를 상대로 방망이 한 번 휘두르지 못하고 ‘루킹삼진’을 당한 것에 대한 문책성이었다.

김경문 감독이 이토록 김현수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그가 두산 타선의 키(Key)이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늘 “(김)현수가 해줘야 한다”고 책임감을 부여하고 있다. 특히 올시즌 그가 주로 배치되고 있는 3번 타순은 4∼5번으로 득점찬스를 연결시켜주면서 해결사 역할까지 해야 하는 어려운 위치다. 올시즌 답답한 두산 타선이 공격의 활로를 뚫기 위해서는 김현수의 부활이 절실하다.

본인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답답함과 아쉬움이 크다. 특히 올시즌 가장 욕심을 냈던 타점에 대해 “그동안 쳐야 하는 상황에서 치기만 했어도 팀 상황이 지금보다 나았을 것이다. 타점도 1위를 달리고 있을지 모른다”고 자책했다.

그러나 자신의 모자란 부분을 말할 때에도 그의 얼굴을 밝았다. 지난해 마음먹은 대로 야구가 되지 않았을 때 예민했던 모습과는 정반대다. 이유를 묻자 “솔직히 지난해 (야구가 잘 안 돼) 신경질도 내봤는데 신경질을 낸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더라. 내가 좋아하는 야구를 하고 있지 않나. 즐거운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효봉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김현수의 부진에 대해 “애버리지가 매우 높은 타자이고 컨택트능력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홈런타자와 애버리지 타자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본연의 색을 잃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선택의 딜레마에 빠졌다는 뜻이다.

김현수는 이러한 평가에 “아니다. 원래 못 치는 놈이 3년 반짝 잘 한 것”이라며 겸손하게 말하고는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다보면 성공할 날이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목표도 여전히 하나다. 팀에 도움이 되는 타점을 지금보다 더 많이 올리는 것이다.

고무적인 부분은 최근 5경기에서 비록 타율은 낮았지만 21일 대구 삼성전부터 4경기 연속 타점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팀내 김동주, 최준석에 이어 3번째로 20타점 고지에도 올라섰다. 김현수가 제 모습을 되찾으면 두산 클린업트리오의 위력이 되살아난다. 과연 긍정적인 마인드가 ‘타격기계’의 시동을 걸 수 있을까.

잠실|홍재현 기자 (트위터 @hong927)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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