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 접목 야구팀의 기적, 하루키 누르고 日 최다판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5월 13일 07시 00분


■ 화제 신작 ‘만약 고교야구 매니저가…’는 어떤 책?

아무리 야구를 사랑하는 일본이라고 해도 ‘국민작가’라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1Q84’3권보다 많이 판매된, 2010년 일본에서 가장 많은 250만 부를 기록한 야구소설이 있다는 사실이 쉽게 믿어지지 않았다.

제목부터 길고 희한하다. ‘만약 고교야구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프로도 아닌 고교야구 매니저와 경영학의 대부라는 피터 드러커, 아무리 생각해도 쉽게 교집합을 찾을 수 없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야구를 통해 얼마나 많은 인생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지 실감했다. 특기생이라고는 단 한 명도 없는 평범한 고교야구팀에 경영학, 피터 드러커의 이론이 만나면서 일어나는 놀라운 변화는 그 어떤 성공스토리보다 흥미진진하다.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는 경영학에서 가장 강조하는 조직의 소통과 화합 그리고 공통된 목표로 나아가는 동기 부여까지 딱딱하고 무거울 수 있는 이론을 쉽게 전달한다.

책은 고교팀의 매니저를 맡은 여주인공이 어떻게 하면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할까 고민하다가 직책 매니저의 정의부터 찾기 시작하며 시작된다. 서점에서 구입한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를 읽고 그 이론을 그대로 야구팀에 적용하기 시작한다.

호투하고 있던 에이스는 유격수의 결정적 실책 이후 갑자기 연속해서 볼넷을 내주며 경기를 망친다. 모든 야수들은 투수가 실책에 화가 나서 갑자기 무너졌다고 생각한다. 팀의 조직력은 최악으로 치닫는다. 그러나 투수의 마음은 정 반대였다. 유격수가 실책으로 마음을 상할까 더 완벽한 투구를 하려다 계속 볼넷을 내줬다. 여성 매니저는 이 상황에서 ‘소통’을 시도한다. 오해는 순식간에 완벽한 화합으로 뒤바뀐다.

피터 드러커가 가장 강조했던 부분이 고등학교 야구팀에서 실제 적용되는 과정을 보고 있으면 이보다 쉽고 재미있는 경영학 입문서가 또 있을까 그런 생각까지 하게 된다.

스포츠는 영화와 소설 모두 성공하기 힘든 장르로 꼽힌다. 각본 있는 드라마가 각본 없는 드라마의 환희와 카타르시스를 뛰어넘기가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경영학과 야구가 소재인 이 책은 그러나 스포츠 장르로도 뛰어난 완성도를 갖추고 있다.

이경호 기자 (트위터 @rushlkh) rus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