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VIP만 특급대우…갤러리가 들러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4월 29일 07시 00분


총상금 34억원을 내건 초특급 대회가 미숙한 경기 운영으로 눈총을 사고 있다.

28일 경기도 이천 블랙스톤 골프장에서 개막한 발렌타인 챔피언십이 첫날부터 수준 낮은 황당한 대회 진행으로 비난받고 있다.

프로 스포츠에서 VIP는 관중이다. 골프라고 다르지 않다. 그러나 발렌타인 챔피언십에서 갤러리는 찬밥 신세가 됐다.

“갤러리는 이쪽으로 출입하시면 안 됩니다. 돌아가세요.”

1번홀 티잉 그라운드로 들어가는 입구. 갤러리가 다가가자 진행요원이 앞을 가로 막는다. “왜 이곳으로 가면 안 되죠”라는 갤러리의 말에 진행요원은 “우린 그렇게 지시받았으니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주차문제는 가장 큰 원성을 샀다. “도대체 주차장이 어디에 있다는 거죠. 표지판 하나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니 30분 넘게 헤매고 있어요.” 대회를 구경하기 위해 찾아온 갤러리는 골프장에 도착하자마자 언성을 높였다.

대회 주최 측은 이번 대회에 많은 갤러리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골프장 밖에 별도의 주차구역을 만들어 뒀다. 그러나 도로 옆에 만들어 놓은 주차장은 제대로 구역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사고 위험이 높았다.

반면 VIP 목걸이를 걸고 있는 사람은 어딜 가도 특급대우를 받았다. 통제도 없고 어느 곳을 가도 무사통과다. 경기장에서 진정한 VIP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주최 측이다.

대회 진행도 형편없었다. 갤러리들의 무분별한 사진 촬영도 문제였지만 더 큰 문제는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진행요원들이다.

4번홀 그린. 히메네스가 퍼트하려는 순간 한쪽에서 ‘따르릉’하는 소리가 울렸다. 그린 옆에 있던 진행요원의 휴대전화 벨소리였다. 퍼트 하려던 히메네스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이천|주영로 기자 (트위터 @na1872)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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