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 다독이고… 믿어봐도… 한숨 깊어지는 두 농구 감독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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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불러 알아듣게 차근차근 설명한 쪽도, 혹시 부담을 줄까 봐 그냥 믿고 맡긴 쪽도 별 효과를 보지 못하긴 마찬가지였다.

KCC 허재 감독은 5차전을 하루 앞둔 23일 전태풍을 이례적으로 용인 숙소 자신의 방에 따로 불렀다. 3, 4차전 경기 장면을 비디오로 함께 보면서 전태풍의 경기 내용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조목조목 짚어줬다.

전태풍은 3, 4차전에서 평균 4득점에 그쳐 키플레이어 역할을 바라는 허 감독을 한숨짓게 했다. “평소 같으면 혼을 많이 냈겠지만 큰 경기를 치르고 있는 중이라 다독거릴 수밖에 없었어요.” 불같은 성격의 허 감독은 나름의 고충을 털어놨다. 하지만 허 감독의 개인 교습도 별 소용이 없었다.

전태풍은 5차전에서도 4득점에 그쳤다. 속공 기회에서도 무리하게 3점슛을 던지다 허 감독의 ‘레이저 눈빛’을 받았다. 팀 후배 하승진도 경기 도중 “왜 약속된 팀플레이를 하지 않고 이기적인 경기를 하냐”며 전태풍을 나무랐다고 한다. 허 감독과는 달리 동부 강동희 감독은 믿고 맡기는 쪽을 택했다. 4차전에서 2득점에 그친 윤호영을 두고 강 감독은 “경험이 많은 만큼 알아서 잘해줄 것으로 생각한다. 일일이 다 얘기하기 시작하면 오히려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두둔했다. 그러나 윤호영도 기대를 채워주지 못했다. 윤호영은 5차전에서 6득점에 그치다 4쿼터 종료 2분 39초를 남기고 5반칙으로 코트에서 물러났다.

2승 3패로 벼랑 끝에 몰린 강 감독뿐 아니라 정상 등극에 1승만을 남긴 허 감독도 26일 6차전을 앞두고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를 떠안게 됐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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