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고도의 멘털 스포츠로 꼽힌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도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하면 능력 발휘가 힘들다. 석연찮은 심판 판정이나 위기의 순간마다 강심장을 가진 선수가 빛을 발하는 이유다.
선두 SK와 3위 LG의 21일 문학 경기도 평정심이 승부를 갈랐다. 보크에 대처하는 양 팀 선발투수들의 자세가 승패를 좌우했다.
LG 선발 주키치는 두 번의 보크에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패배를 자초했다.
첫 번째 보크는 2회 1사 1, 3루 상황에서 나왔다. 왼손 투수는 1루 견제 시 자유발(와인드업 때 위로 올리는 발)인
오른발을 정확히 1루로 향해야 하는데 1루와 홈 중간으로 향해 주자를 혼란시켰기 때문이다. 보크로 선취점을 헌납한 주키치는 심판
판정에 격렬하게 항의했다. 이후 흥분한 상태에서 박정권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0-2로 끌려갔다.
3회 두 번째
보크도 어김없이 추가점으로 이어졌다. 손을 모은 후 완벽하게 정지하지 않고 와인드업에 들어가 퀵피치를 범했기 때문이다.
일본프로야구 박찬호(오릭스)도 비슷한 습관에 의한 보크로 고전하고 있다. 보크 때 2루까지 진루한 조동화는 정근우의 2루타로
홈을 밟았다.
반면 SK 선발 이승호(37번)는 위기의 순간 강한 정신력을 보여줬다. 2회 보크를 범했지만
바로 LG 이학준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급한 불을 껐다. 4회 조인성에게 1점 홈런을 허용했을 때도 후속 타자를 범타로 막으며
흔들리지 않았다.
경기 초반 승기를 잡은 SK의 5-1 승리. 이승호는 6과 3분의 1이닝 동안 1안타(홈런)
1실점하며 시즌 2승째를 거뒀다. LG에서 뛰던 2007년 7월 13일 이후 1378일 만의 선발승이다. 주키치는 4회 최정에게
홈런까지 허용하는 등 3이닝 4실점해 시즌 첫 패배(2승)를 당했다. 이날 나온 보크 3개는 역대 3번째 나온 경기당 최다 보크
타이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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