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투수들아, 맞는 것을 두려워 마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4월 15일 07시 00분


정민태코치, 화수분 마운드 비밀 공개
“부진해도 기회” 믿음에 유망주 쑥쑥

넥센은 매년 새로운 수준급 투수를 탄생시키고 있다. 지난해 고원준과 손승락이라는 작품이 탄생했다면 올해는 김성태, 김성현, 김영민이 급성장세를 보이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국내 최고 투수 조련사라는 김시진 감독에 정민태, 정명원으로 이어지는 투수코치는 그 이름만으로 화려하다. 그러나 지도자의 명성만으로는 넥센의 투수 화수분이 모두 설명되지 않는다. 넥센은 전신 현대를 포함해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연고지 분할 보상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1차 지명을 하지 못했다. 대부분 구단에 1차 지명 출신 2∼3명의 투수가 1군 엔트리에 포함되어 있는 것과 비교하면 척박한 땅에서 많은 재목을 키워냈다.

정민태 투수코치는 14일 광주에서 넥센의 투수 화수분 비결을 일부 공개했다. 정 코치는 먼저 최근 2경기에서 8실점하며 부진했던 김영민과 나눴던 대화를 소개했다. 정 코치는 “투수는 많이 얻어맞아야 성장한다. 김영민에게 두들겨 맞았을 때 기분을 잘 느껴보라고 했다. 두려워하지 말고 ‘그래 한 번 쳐봐라!’하는 마음을 갖기 시작할 때 투수는 크게 성장할 수 있다”며 “처음에 부진해도 한 번 믿으면 계속 기회를 준다는 감독님의 철학이 젊은 투수들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넥센 투수들의 상당수는 정민태 코치와 함께 선수생활을 했다. 그만큼 정 코치는 개개인의 특성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성격에 따라 모두 다른 방법으로 선수들을 대하고 있다. 정 코치는 “예민한 성격은 엄하게 꾸짖는 것 보다 부담감을 덜어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유명한 맛집의 비결에는 사실 특별함이 없는 경우가 많다. 좋은 재료를 정성을 다해 요리하는 것이 가장 따라하기 어려운 비결이다. 넥센의 화수분 역시 팀 상황과 여건에서 최선을 다한 결과였다.

광주 | 이경호 기자 (트위터 @rushlkh)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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