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K는 올해도 지칠줄 모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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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6-1 완파 단독 선두로
롯데-두산 12회 혈투 무승부

지난해 김정준 SK 전력분석 코치의 등번호는 84번이었다. 그런데 공교롭게 SK는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84승을 거뒀다. 게다가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을 4판 내리 이기며 우승까지 차지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그는 등번호를 88번으로 바꿨다. “이왕이면 지난해보다 나은 88승을 거뒀으면 좋겠다는 기원을 담았다”고 했다. 한 시즌 팀 최다 승리인 91승(2000년 현대)에는 못 미치지만 88승이면 정규시즌 1위는 무난하다.

김 코치의 아버지인 김성근 SK 감독은 80승을 목표로 내세웠다. 시범경기에서 최하위를 할 때까지만 해도 “2007년 팀을 맡은 후 올해 전력이 가장 약하다”고 엄살을 부리던 김 감독은 10일 삼성전에서 승리한 뒤 네 번째 우승에 강한 열망을 내보였다. 김 감독은 “경기 전 내 방 화이트보드에 ‘80승’이라고 썼다. 올 들어 처음 썼다. 이제 매 경기를 마지막 승부라는 생각으로 임하겠다. 오직 승리만을 목표로 삼겠다”고 했다.

88승이건 80승이건 올해도 SK의 독주는 계속되는 듯하다. SK는 12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6-1로 완승하며 단독 선두로 나섰다. 전날까지 5승 2패로 LG와 공동 선두였지만 이날 LG가 삼성에 패하면서 단독 1위가 됐다.

SK는 김 감독이 부임한 2007년 이후 매년 4월 좋은 성적을 거두며 한 시즌을 유리하게 풀어갔다.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2007년과 2008년에는 각각 12승 6패와 19승 5패를 거뒀다. 준우승을 한 2009년에도 4월 성적은 16승 4패였다. 지난해엔 18승 5패를 기록했다. SK 특유의 초반 기선 제압이 올해도 재현되는 분위기다.

SK는 이날 호쾌한 홈런 3방으로 최하위 한화를 완파했다. 1회 박정권이 상대 선발 송창식을 상대로 선제 2점 홈런을 쏘아 올렸고, 3회와 4회에는 정근우와 이호준이 각각 솔로 홈런을 때렸다. 박정권은 4타수 3안타 3타점, 정근우는 4타수 4안타 2타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잠실경기에서는 삼성이 LG를 5-1로 꺾고 4승 4패로 5할 승률에 복귀했다. 1-1로 팽팽하던 7회 2사 만루에서 대타로 나선 강명구가 신정락을 상대로 결승 2타점 적시타를 쳤고, 후속 이영욱도 쐐기 2타점 2루타를 때렸다. KIA는 2회 선제 2점 홈런을 포함해 5타점을 쏟아 부은 나지완의 활약을 앞세워 넥센을 7-3으로 꺾었다.

롯데와 두산은 12회 연장 끝에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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