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강영숙, 서른잔치… 프로 데뷔 12년만에 첫 MVP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12일 03시 00분


“요즘 ‘용 됐다’, ‘꽃피는 봄날이다’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요. 호호호.”

신한은행 센터 강영숙(30)이 데뷔 12년 만에 처음으로 정규 시즌 최우수선수(MVP)에 뽑히며 화창한 봄날을 맞았다. 강영숙은 11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2010∼2011시즌 여자프로농구 시상식에서 기자단으로부터 34표를 얻어 29표를 획득한 팀 후배 김단비를 제치고 첫 MVP 영광을 안았다.

강영숙은 “그동안 상복이 별로 없었다. 처음으로 받아보는 큰 상이라 너무 떨린다”면서도 수상 소감을 말하는 내내 코트에서 뛸 때처럼 여유를 잃지 않았다. “MVP 후보라고 해서 화장도 열심히 하고 피부 관리에도 신경을 많이 썼는데 투자한 만큼 보람이 있어 다행이다”라며 참석자들을 웃겼다.

이번 시즌 그는 32경기에 출전해 평균 29분을 뛰면서 평균 11.3득점, 7.2리바운드를 기록해 신한은행의 5년 연속 통합 우승에 밑거름이 됐다. 플레이오프에서는 평균 12.3득점, 9.8리바운드로 정규 시즌보다 더 나은 활약을 했다.

강영숙은 그동안 빛을 보지 못하고 지낸 시간이 길었다. 동주여상 재학 시절 농구깨나 한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2000년 우리은행에 입단한 뒤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2004년 신한은행으로 트레이드됐다. 팀을 옮겨서도 벤치에 앉아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그러다 2007년 임달식 감독이 부임한 뒤부터 그의 농구 인생에 빛이 들기 시작했다. 몸싸움을 꺼리지 않으면서 화려한 플레이보다는 묵묵히 자기 역할을 다하고 승부욕이 강한 그를 임 감독이 좋게 본 것이다. 자연히 출전 시간이 많아지면서 주전을 꿰찼고 지난 시즌 처음으로 두 자릿수 평균 득점을 기록하면서 신한은행의 기둥으로 자리 잡았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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