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브레이크] 대전 쿠데타…‘기습 침투’가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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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12일 07시 00분


K리그 지각변동…초반 4강의 비결과 전망

압박 → 역습…실리축구로 깜짝 선두
포항 최강 MF-수원 수비안정 ‘강점’
만년 하위 대구는 집중력 확 달라져

‘만년 하위’ 대전 시티즌이 올 시즌 5라운드 현재 깜짝 선두에 올라 있다.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이다. 대전의 돌풍이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제공 | 대전 시티즌
‘만년 하위’ 대전 시티즌이 올 시즌 5라운드 현재 깜짝 선두에 올라 있다.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이다. 대전의 돌풍이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제공 | 대전 시티즌
K리그가 5라운드를 마쳤다. 대전이 3승2무로 깜짝 선두를 달리고 있다. 포항이 대전과 승점은 같지만 골 득실에서 뒤진 2위고, 대구와 수원이 나란히 3승1무1패로 3,4위에 올라 있다.

작년 5라운드 4강(서울 제주 전북 울산)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물론 아직 초반임을 감안해야 한다. 팀 당 30경기씩 치르는 장기레이스의 6분의 1을 소화했을 뿐. 그러나 분명한 건 작년 초반 부진했던 전통의 명가 수원과 포항이 올해는 순항하는 가운데 대전, 대구와 같은 시민구단이 약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전-실리축구

대전은 실리축구를 표방했다. 왕선재 감독은 일찌감치 “성적과 재미를 동시에 추구하는 건 불가능한 미션이다”고 공언했다. 대전은 세트피스와 자책 골로 각각 1골씩 내줬을 뿐 아직 필드 골을 내주지 않았다. 11명 전원이 90분 내내 전방위적인 압박으로 상대를 괴롭히고 날카로운 역습으로 득점을 뽑아낸다. 번개 같은 카운트 어택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포항-MF 최강

포항은 올 시즌 앞두고 특별한 선수영입은 없었다. 새로 부임한 황선홍 감독이 파리아스 식 공격축구 계승을 표방했고 매 경기 짜임새 있는 미드필드 플레이로 경기를 지배한다. 신형민, 김재성, 황진성의 미드필드 진은 K리그 최강으로 꼽힌다. 미드필더들이 공격도 주도하고 있다. 포항은 정규리그 5경기에서 7골을 넣었는데, 신형민과 김재성, 황진성이 5골을 합작했다.

○수원-안정된 수비

수원은 올 시즌 팀이 완전히 바뀌었다. 작년 중반 부임한 윤성효 감독은 자신이 선호하는 스타일의 선수를 대거 영입했다. 구단도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아 공격, 미드필더, 수비 전 포지션에 걸쳐 스타급 선수가 보강됐다. 수원이 가진 전력에 비하면 최근 경기력은 오히려 썩 좋은 편이 아니라는 평. 특히 공격진의 득점력이 부족하지만 5경기에서 4골 밖에 내주지 않은 안정된 수비가 강점이다.

○대구-승리 맛에 눈 뜨다

대구는 승리 맛을 알았다. 작년에는 좋은 경기를 하고도 어이없는 실수로 골을 내주는 경우가 많았다. 이길 경기를 비기고 비길 경기를 졌지만 올해는 달라졌다. 대구 이영진 감독은 “작년 어렵고 힘든 과정을 보내며 이기기 위해 뭘 해야 하는지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이 새로 영입한 선수들도 제 몫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이지남, 안상현, 한동원, 송창호 등은 이 감독이 코치를 하며 키워 장단점을 훤히 알고 있는 선수들. 이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있다.

○향후 전망은

대전과 대구의 돌풍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느냐가 관심이다. 전문가들은 포항과 수원은 큰 이변이 없는 한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할 것으로 보면서도 대전과 대구에는 물음표를 달고 있다. 시즌 중반부터 부상자, 징계 대상자 등의 변수로 선수단 운용이 분명 어려움을 겪을 텐데 고비를 넘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다. 대구 이영진 감독은 “다른 팀이 지금 전체 힘의 60%를 쏟고 있다면 우리는 90%다. 위기는 분명 올 거다. 대비하기 위해 벤치 멤버들을 컵 대회에 총 투입해 많은 경험을 쌓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 | 대전 시티즌

윤태석 기자 (트위터@Bergkamp08)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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