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도 OK…가빈이 달라졌다

  • Array
  • 입력 2011년 3월 26일 07시 00분


레프트로 보직 변경…수비 큰 부담
30분 먼저 나와 홀로 리시브 훈련
무서운 공격에 이젠 수비까지 척척
신치용감독 “완벽한 선수로 진화”

삼성화재 가빈이 24일 현대캐피탈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V리그 역대 한 경기 개인 최다 57점을 올렸다. 3세트를 따낸 뒤 기뻐하고 있다.
삼성화재 가빈이 24일 현대캐피탈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V리그 역대 한 경기 개인 최다 57점을 올렸다. 3세트를 따낸 뒤 기뻐하고 있다.
삼성화재의 ‘괴물 공격수’ 가빈 슈미트(25)가 진화하고 있다. 가빈은 24일 현대캐피탈과의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무려 57점을 올렸다. V리그 역대 한 경기 개인 최다득점이다.풀 세트 접전에서 두 세트 이상을 책임졌다. 상대팀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조차 “할 말이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모두를 넋 놓게 한 가공할 공격력이 가빈의 전부가 아니다. 올 시즌 들어 서브리시브 등 기본기가 눈에 띄게 향상됐다.

○반쪽선수 탈피

가빈의 진화는 부지런한 훈련이 비결이다. 신진식 KBSN 해설위원은 스포츠동아와의 통화에서 “가빈이 혼자 야간훈련을 한다는 말을 들었다. 외국인 선수가 야간 개인훈련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가빈의 통역을 맡고 있는 삼성화재 관계자는 “일정에 여유가 있을 때는 야간훈련을 몇 차례 했다. 그러나 요즘은 일정이 너무 빡빡해 훈련 없는 시간은 모두 휴식에 쓴다”고 설명했다. 대신 팀 훈련이 있을 때마다 30분 먼저 나와 수비훈련에 매진한다. 경기 용인 삼성화재 훈련장에 가면 코트에서 홀로 리시브 연습을 하며 땀 흘리는 가빈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포지션 체인지가 그를 변화시켰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라이트 박철우를 영입하며 가빈을 레프트로 돌렸다. 리베로 여오현, 레프트 김정훈보다 극히 적지만 경기 중 일정 부분 서브리시브를 책임져야 한다.

가빈은 정규리그 29경기 103세트를 뛰며 97개의 리시브 중 19개를 정확하게 배달했고, 67개를 연결했다. 실패는 11개. 준PO에서는 리시브 실패가 없었고, PO에서는 10개 중 1개를 정확하게 배달했고 9개를 연결, 1개를 실패했다. 리시브 성공률은 정확하게 배달한 것만 카운트되기 때문에 성공률은 극히 낮다. 그러나 적어도 자신이 구멍이 아니라는 건 분명하게 인식시켰다.

가끔은 거구를 날리는 디그(상대 스파이크를 받아내는 리시브)도 한다. 정규리그 29경기에서 105개의 디그를 성공했다. 세트 당 1.019개. 디그의 달인 여오현(세트 당 3.068개)에 비하면 미미하다. 그러나 가빈의 디그가 점수로 연결됐을 때 상대가 느끼는 허탈함은 훨씬 크다. 신치용 감독도 동의했다. “가빈의 수비와 리시브가 몰라보게 좋아졌다. 모두 부지런한 연습 덕분이다. 반쪽짜리 선수에서 완벽한 선수로 변해가고 있다.”

2연승을 거둔 삼성화재는 26일 오후 2시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현대캐피탈과 PO 3차전을 치른다. 이기면 챔피언결정전으로 간다. 가빈이 또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윤태석 기자(트위터@Bergkamp08) sportic@donga.com
사진 | 임진환 기자(트위터 @binyfafa) photol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