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떠난 후배 김재환에게 한마디] 홍성흔 “재환아, 감독님 눈을 믿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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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8일 07시 00분


“마스크 벗고 나도 한때 방황…
당장은 섭섭하고 힘들겠지만
방망이만 집중 오히려 잘된 일
역시 김 감독님 눈 정확하더라”

롯데 홍성흔.  사직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롯데 홍성흔. 사직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김경문 감독님 보시는 눈이 정확하다. 지금 당장은 어리둥절하고 당황스럽겠지만 재환이의 미래를 위해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도 한때 똑같은 고민을 했고, 똑같이 방황했다. 감독의 뜻에 고개를 저었던 경험도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뒤 그는 깨달았다. 감독의 생각이 맞았다는 것을. 그래서 이제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김 감독님의 선택이 맞을 것이다.”

롯데 홍성흔(35·사진)이 포지션 변경을 준비 중인 ‘친정팀’ 두산의 후배 포수 김재환(23)에게 애정 어린 조언을 건넸다.

홍성흔은 17일 사직 넥센전에 앞서 “재환이가 김 감독님 지시에 따라 외야수로 변신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감독님 보시는 눈이 정확하시다. 조금은 섭섭한 마음을 가질 수도 있지만, 타격 능력을 더 키우기 위해서는 차라리 더 잘 된 일일 수 있다”며 “예전에 나도 같은 경험이 있지만, 김 감독님 판단이 맞으셨다는 걸 나중에야 깨달았다”고 밝혔다. “예전에 두산 있을 때 재환이를 보니까 타격에 남다른 재질이 있어 보였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국가대표 포수 출신인 홍성흔은 두산 시절이던 2007년 시즌 뒤 2루 송구능력이 갑자기 떨어지자 외야수 전향을 권유한 김 감독 뜻을 따르지 않고 트레이드를 요청한 바 있다.

당시 트레이드는 이뤄지지 않았고, 이듬해 지명타자로 뛴 그는 결국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롯데로 이적했다. 그러나 2008년 이후 줄곧 지명타자로 뛰며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본격적인 외야수업을 받으며 또 한 번 도약을 앞두고 있다.

김재환도 홍성흔의 전철을 밟는다. 김 감독은 사직 롯데와의 시범경기 2차전을 앞두고 그를 불러 면담을 했다. “포수마스크를 잠시 내려놓고 타격에 집중하면 안 되겠냐”는 제안이었다.

김 감독은 “재환이가 포수를 하면 백업인데 그러기에는 방망이가 너무 아깝다”며 “스로잉에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타격리듬이 함께 안 좋아졌다. 그보다는 외야수와 1루수를 보면서 방망이에 집중하면 더 낫겠다는 판단이 섰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김 감독은 16일 사직 롯데전과 17일 잠실 한화전에서 2번 지명타자로 김재환을 선발 출장시키며 테스트에 나섰다. 사직에서 1안타를 때려내며 타격감을 조절한 그는 이날도 4타수 2안타(1홈런) 1볼넷 2타점을 올리며 가능성을 보였다.

김 감독은 “2번에 (정)수빈이, (임)재철이, (오)재원이, (고)영민이가 설 가능성이 높은데 재환이까지 자리를 잡아주면 2번부터 강한 타선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타선구상을 밝혔다.사직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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