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프로배구 포스트시즌 ‘사제대결 시리즈’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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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 vs 두제자
신치용감독이 스승… 신영철-김상우는 제자

“이겨도 크게 기뻐하지 못할 것 같다. (제자인) 상대 감독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16일 막을 올리는 프로배구 남자부 포스트시즌은 ‘사제 시리즈’다. 스승은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이고 제자는 대한항공 신영철 감독과 LIG손해보험 김상우 감독이다.

신치용 감독과 신영철 감독의 만남은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실업 한국전력에서 코치와 선수로 만났던 두 사람은 삼성화재에서 감독과 코치로 사제 인연을 이어갔다. 한솥밥을 먹은 기간만 17년이다. 신영철 감독은 지금도 신치용 감독을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삼성화재 창단 멤버인 김상우 감독은 1995년부터 2007년까지 신치용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역시 신 감독을 깍듯이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신영철 감독은 신치용 감독의 제자이자 김상우 감독의 스승이기도 하다.

스승과 2명의 제자, 그리고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이 한자리에 모였다. 14일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에서 열린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 행사. 두 신 감독과 두 김 감독 모두 우승을 향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16일부터 열리는 준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에서는 3위 삼성화재와 4위 LIG손해보험이 맞붙는다. 감독 첫해 포스트시즌에서 스승과 만나게 된 김상우 감독은 “겸손한 마음으로 승부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준플레이오프의 승자는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에서 현대캐피탈과 만난다. 현대캐피탈이 이기면 사제 대결은 무산되지만 삼성화재나 LIG손해보험이 이기면 챔피언결정전은 다시 사제 대결이 된다. 신치용 감독은 “제자들이 팀을 잘 이끌어 포스트시즌에서 만날 수 있는 것 아닌가. 한편으로 뿌듯하지만 승부에 양보는 없다”고 말했다. 4명의 감독 중 유일하게 사제 인연으로 얽히지 않은 김호철 감독은 “이왕이면 라이벌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을 잇달아 꺾고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바람이 이루어지면 사제 대결은 준플레오프로 끝이다.

2009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는 SK 김성근 감독과 KIA 조범현 감독의 사제 대결로 화제를 모았다. 당시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제자인 조 감독이 우승컵을 안았다. 2011년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사제 대결을 볼 수 있을까.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사제 대결 “양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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