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The Star] 안치홍, 아기호랑이 당찬 꿈 '국가대표 2루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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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일 07시 00분


대형 2루수 대포 20발 장착…“정근우 선배 넘겠다”

작년 전경기출장 무리…왼쪽어깨수술
고질적 손바닥 부상…스위치타자 변신
재활기간 5개월 타격 대신 웨이트 집중

타고난 손목힘+빠른 발+악바리 근성
개막전 맞춰서 하드웨어 업그레이드중
나도 이제 3년차…20홈런-20도루 쏜다!

기아 안치홍. 스포츠동아DB
기아 안치홍. 스포츠동아DB
KIA의 ‘특급 2루수’ 안치홍이 프로 3번째 시즌을 맞는다. 데뷔후 2년동안 안치홍은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2009년 신인 최초로 올스타전 MVP를 차지한 그는 한국시리즈에서 KIA가 12년만에 우승하는데 큰 힘을 보탰다.

지난해는 전경기에 출장하며 타율 0.291, 50타점, 79득점을 기록했다. 두시즌을 뛰고 그는 당당히 억대연봉선수가 됐다. 올해 안치홍의 목표는 3할과 ‘20홈런-20도루’달성이다.

“제 진짜 목표는 30홈런-30도루예요. 먼저 20-20을 하고 다음 목표인 30-30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안치홍의 꿈은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강한 공격력을 갖춘 2루수다. 2루수 최초로 통산 200홈런을 때리겠다는 게 그의 원대한 목표다. 안치홍은 성실하고 대범하다. 그에게서 한국프로야구의 밝은 미래를 본다.

● 정근우 선배를 이기고 싶다

안치홍이 꼽는 최고의 2루수는 SK 정근우다. 정근우는 최근 4년 연속 3할을 기록했고 2006년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다. “공격과 수비에서 최고잖아요. 컨택트 능력은 부러울 정도죠.” 안치홍은 정근우를 이기고 싶다고 했다.

“여러 면에서 모자라지만 홈런은 제가 근우형보다 많이 칠 자신있어요.”그는 20홈런-20도루, 그리고 30홈런-30도루를 해내면서 정근우에게 도전할 각오다. 수비에서도 안치홍은 2년 동안 상당한 발전을 이뤘다.

정근우와 안치홍은 아마시절 유격수에서 프로입단뒤 2루수로 전향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KIA 김종국 코치는 “치홍이가 근우에게 수비에서 뒤지는 것은 지금 다이빙캐치 하나뿐”이라고 했다. 차세대 국가대표를 꿈꾸는 안치홍의 도전이 시작됐다.

● 부상, 전경기출장, 어깨수술…

데뷔 첫해 14개의 홈런을 때린 안치홍은 지난해 홈런 8개밖에 때리지 못했다. 부상 때문이다. 5월2일 사직 롯데전에서 2루도루를 하다 왼쪽 어깨를 다쳤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면서 왼손이 베이스와 부딪혔다.

7월27일 사직경기에서 8회 다시 2루를 훔쳤다. 악연인지 또 한번 왼손이 베이스와 충돌했다. “왼쪽 어깨가 끊어지는 것 같은 통증이 왔어요. 이대로 시즌 끝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트레이너는 교체를 원했지만 안치홍은 9회 타석에 들어서겠다고 했다. “그 몸으로 어떻게 타석에 나가?” 그는 트레이너의 만류에도 출전을 강행했고 9회 홈런을 쳤다. 정상이 아닌 어깨를 관리하며 그는 결국 전경기에 나갔고 시즌이 끝난뒤 왼쪽 어깨수술을 받았다.

안치홍은 최근 4년 동안 줄곧 부상과 싸웠다. 서울고 2학년때 왼손 손바닥 수술을 하고 그는 한달만에 훈련을 재개했다. 방망이를 제대로 잡을 수 없는 손으로 2학년 가을 전국체전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3학년 내내 손바닥 부상으로 고전했고 프로에 와서도 손바닥 부상은 그의 아킬레스건이 됐다. 조범현 감독이 그에게 스위치타자를 권유한 것도 그의 부상을 염두에 뒀기 때문. 타격을 리드해야 할 왼손바닥과 왼쪽 어깨가 아프다.

올해는 안치홍이 부상없는 한시즌을 치렀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도 혹시 부상이 찾아온다면 이번에는 쉬어가는 여유도 가졌으면 좋겠다.

● 올해는 꼭 20홈런 - 20도루

프로야구 2루수 가운데 20-20을 달성한 선수는 홍현우(해태 1999년)와 신명철(삼성 2009년) 단 둘뿐이다. 공격보다는 수비가 강조되는 2루수의 20-20은 그래서 더 가치가 있다.

안치홍은 고교 시절부터 장타력과 도루능력이 뛰어난 선수다. 서울고 2학년때 광주일고와의 대통령배 결승에서 때린 연타석홈런은 지금도 많은 팬들이 기억하고 있다.

손목힘이 좋고 강한 하체를 갖고 있는 게 그의 장점이다. 그리고 타격에서 만큼은 지기 싫어하는 자존심도 있다. 여기에 발도 빠르다. 100m를 11초대에 뛰는 그는 지난해 18개의 도루(성공률 78%)를 성공시켰다.

20홈런과 20도루는 물론이고 30홈런-30도루도 할 수 있는 잠재력이 그에게 있다. “2루수 가운데 20-20을 가장 많이 달성한 선수가 될 겁니다. 또 박재홍 선배 이후 아무도 못한 30-30도 하고 싶어요.”

● 아픈 만큼 성숙해지고….


안치홍은 부상 속에서 얻은 것도 많다고 했다. 신인 때는 타격은 무조건 강하게 휘둘러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난해 어깨부상으로 장타 대신 정확한 컨택트와 스윙궤도에 집중하면서 힘과 밸런스의 안배를 배웠다. 특히 지난해 8월17일 목동에서 우측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치고 깨달은 게 많았다.

“좋은 타이밍에서 때리면 밀어서도 넘길 수 있다는 걸 알았죠.”수술이후 5개월 동안 타격훈련을 하지 않은 것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제 왼손바닥은 휴식이 필요하거든요. 재활하면서 푹 쉬니까 지금은 통증이 전혀 없습니다. 손바닥만 안 아프면 정말 자신 있어요.”

타격훈련 대신 웨이트트레이닝과 러닝을 많이 했다. 몸무게가 85kg으로 정상이고 러닝을 많이 해 몸도 가볍다. 안치홍은 개막 때까지 최고의 컨디션을 찾는데 어려움이 없다고 했다.

● 최고의 멤버! 또 한 번 우승을

안치홍은 올해 또 한 번 한국시리즈 우승을 꿈꾼다. 객관적으로 봐도 팀전력이 최고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범호 선배님 오면서 공격력도 강해졌고 투수력도 선발, 불펜 모두 최고 아닌가요?”

스스로도 올시즌에 대한 기대가 크다. 2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는 데뷔 후 최고 시즌을 만들겠다는 자신감이 넘친다. 안치홍은 노력이 몸에 밴 선수다. 고교 시절 하루 2000개의 스윙을 한 그는 프로에서도 여전히 훈련밖에 모른다.

스트레칭을 즐겨하고 야채와 과일을 찾아서 먹는 것도 그의 빼놓을 수 없는 하루 일과다. 몸이 딱딱한 그가 장수하기 위해서는 유연성과 체질개선이 기술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안치홍이 프로에서 이루고 싶은 가장 큰 목표는 통산 200홈런이다. 2루수 가운데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200홈런을 그가 기록한다면 ‘최강의 공격력을 갖춘 2루수’로 불리는데 손색이 없을 것이다. 안치홍의 새로운 도전이 벌써부터 2011년 개막을 기다리는 팬들을 설레게 한다.

● 안치홍은?

생년월일: 1990년 7월2일
출신학교: 구지초∼대치중∼서울고
키: 178cm·85kg(우투우타)
입단: 2009년 KIA 2차지명 1순위
2011년 연봉: 1억원
2010년 성적: 133경기 타율 0.291(461타수 134안타) 8홈런 50타점

이효봉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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