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롤러코스터] 이대호, 홈런 최면이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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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2일 07시 00분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21일 가모이케구장에서 열린 롯데의 청백전. 게임을 앞둔 이대호는 하루 전 한양대와의 연습경기에서 대타로 등장해 만루홈런을 때린 ‘전역병’ 이승재를 옆에 둔 채 취재진에게 “군대 갔다 와서 첫 실전 타석에서 홈런을 쳤다”고 소개하며 “앞으로 술술 잘 풀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짐짓 부러운 듯 “나도 홈런 치고 싶어라”며 아예 노래를 불렀다.

이전 세 번의 연습경기에서 별다른 활약이 없어 김무관 타격코치에게 농담 섞인 핀잔을 들은 뒤 “그래도 안타 하나씩은 꼬박꼬박 치고 있어요”라고 응수했다. 이대호는 “지금 잘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개막일인)4월 2일부터 잘 하면 된다”고 변론을 하기도 했지만 “홈런 치고 싶어라”는 말에 본심이 더 담겨 있었던 셈.

‘홈런치고 싶다’는 말이 자기최면 역할을 한 것일까. 이대호는 4회에 이용훈으로부터 2점 좌월 아치를 뿜었다. 올 스프링캠프 첫 홈런. 초구 직구를 그대로 받아쳤고, 쭉쭉 뻗어간 타구는 왼쪽 스탠드를 강타했다.

게임이 끝난 후 양승호 감독이 1만엔 상금이 든 봉투를 들고 “오늘의 야수 MVP는…”이라고 말꼬리를 흐리는 순간, 이대호는 살짝 웃음을 지었고 결국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번개 같이 달려 나가 꾸벅 인사를 하고 상금 봉투를 받아갔다.

가모이케(일본 가고시마현)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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