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이승엽 예상 성적표, 오릭스 담당 일본 기자들에게 물어보니

  • Array
  • 입력 2011년 2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박찬호, 적응 잘하면 10승 가능”
“이승엽, 아무리 못쳐도 30홈런”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의 오키나와 미야코지마 캠프 마지막 날인 17일.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은 담당기자들과 캠프 정리를 겸한 대화 시간을 가졌다. 오카다 감독은 “실력으로 보나 그간의 성적으로 보나 이승엽(35)과 박찬호(38)는 우리 팀의 베스트가 아닌가”라며 “둘의 활약 여부에 우리 팀의 올 시즌이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1일 캠프 시작부터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본 오릭스 담당 일본 기자들은 올 시즌을 어떻게 예상하고 있을까.

○ 이승엽-30홈런은 기본

이승엽의 화려한 부활에는 이견이 없었다. 데일리스포츠의 기쿠치 요타 기자는 “40홈런을 쳐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요미우리에서는 큰 부담을 등에 지고 있었고 최근 2, 3년간 출장 기회도 제대로 없었다. 하지만 오릭스에선 마음껏 날개를 펼칠 수 있다. 못해도 30홈런은 칠 것”이라고 낙관했다.

주니치스포츠의 나카야 히데키 기자는 “이승엽이 전성기의 스윙을 하고 있다. 오카다 감독과 코치들로부터 ‘이승엽이 타석에 들어서면 왠지 모르게 칠 것만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지난해 33개로 퍼시픽리그 홈런왕에 오른 T-오카다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4번 타자인 T-오카다 뒤에서 5번이나 6번을 칠 이승엽이 아무래도 더 많은 찬스를 가질 수 있다. 둘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동시에 폭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퍼시픽리그에는 다루빗슈 유(니혼햄), 와다 쓰요시(소프트뱅크), 와쿠이 히데아키(세이부) 등 일본을 대표하는 투수가 즐비하다. 센트럴리그에 비해 구장 규모도 크다. 20홈런을 예상한 스포츠호치의 기쿠치 요코 기자는 “20홈런도 적지 않다. 퍼시픽리그에서는 20∼25개만 쳐도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박찬호-10승만 해준다면

박찬호에 대해서는 기대와 불안이 엇갈렸다.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선수 최다승(124승)을 거둔 경력은 인정하지만 생소한 일본야구에 순조롭게 적응하는 게 쉽지만은 않아서다. 요미우리신문의 기타타니 게이 기자는 “메이저리그와는 공도, 마운드도, 선수들도 다르다. 적응력이 관건”이라며 “다행히 박찬호는 감독, 코치는 물론이고 선수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려는 자세를 갖고 있다. 순조롭게 적응한다면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몇 년간 불펜투수로 뛴 탓에 선발투수로 풀 시즌을 소화할 수 있느냐에 주목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나이에 따른 체력이 부담이 될 수 있다.

아직 제대로 실전을 본 적이 없어 예상 승수를 꼽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았다. 닛칸스포츠의 오시타니 겐지 기자는 “이제 겨우 연습경기 하나를 치렀다. 제구력이 좋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구위 자체를 평가하긴 이르다. 워낙 훌륭한 경력을 가진 선수이니 그에 상응하는 성적을 내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오키나와=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