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력 굿, 볼끝 굿, 오릭스, 굿∼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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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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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코지마= 박화용 스포츠동아 기자 inphoto@donga.com
미야코지마= 박화용 스포츠동아 기자 inphoto@donga.com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박찬호(38·사진)는 아시아 출신 투수로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124승을 거뒀다. 같은 팀의 이승엽(35)은 일본에서 7년간 144홈런을 비롯해 한일 통산 468홈런을 쳤다. 올해부터 한솥밥을 먹는 둘이 맞대결할 일은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한국 대표 투수와 타자의 맞대결이 15일 일본 오키나와 미야코지마 시민구장에서 열린 자체 홍백전에서 성사됐다. 그것도 공 1개의 단판 승부. 결과는 박찬호의 판정승이었다.

우중충한 날씨에 바람까지 불어 쌀쌀했지만 박찬호는 이날 등판을 자원했다. 오버페이스를 우려한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이 만류했지만 스스로 페이스를 찾는 데 익숙한 17년 메이저리거답게 백팀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해 10월 2일 메이저리그 마지막 승리를 거뒀던 플로리다전 이후 첫 실전 등판이었다.

처음 두 타자를 범타로 처리한 박찬호는 3번 타자 고토 미쓰타카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2사 1루에서 이승엽을 상대했다. 박찬호의 손을 떠난 공이 왼손 타자 이승엽의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오자 이승엽의 방망이가 날카롭게 돌았다. 하지만 타구는 뻗지 못하고 좌익수 글러브 속으로 들어갔다.

경기 후 박찬호는 “홈런 치라고 한가운데로 던진 공인데 플라이를 치면 어떡하느냐”고 농담을 던졌고 이승엽은 “공이 바깥쪽으로 몰려 생각대로 잘 밀어 쳤는데…”라고 응수했다.

박찬호의 노련미는 2회에 더 빛났다. 아롬 발디리스와 히다카 다케시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한 무사 1, 2루 위기. 박찬호는 쓰보이 도모치카를 2루수 뜬공으로 잡아 한숨을 돌린 뒤 아라카네 히사오를 2루수 병살타로 처리했다. 4사구 없이 2이닝 3안타 무실점의 호투.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38km가 나왔고 커브와 투심패스트볼 등을 골고루 던졌다.

아라카네 타석 초구 때에는 세트 포지션에서 글러브에 손을 넣었다가 멈춤 동작 없이 그대로 공을 던져 보크 판정을 받기도 했으나 연습 경기여서 주자를 다시 귀루시킨 뒤 경기를 진행했다.

박찬호는 “보크와 다른 규정들을 심판에게 물었고 주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날씨가 추워 걱정했지만 생각대로 잘됐다”고 말했다. 오카다 감독은 “제구력이 좋았고 안정감이 있었다. 볼 끝 움직임이 좋아 타자들이 타격 타이밍을 제대로 못 잡는 것 같았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이승엽은 4회 2번째 타석에서 1, 2루를 꿰뚫는 안타로 홍백전 3경기 만에 첫 안타를 신고했다. 한편 라쿠텐 김병현은 구메지마에서 열린 자체 평가전에 팀의 3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1안타 1실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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