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수 데폴라의 별명이 가장 배꼽을 잡는다. 바로 ‘목폴라’. 목 바로 아래까지 올라오는 터틀넥 상의를 속칭하는 단어에서 따왔다. 어느새 데폴라도 익숙해졌다. 누군가 “목폴라!” 하고 부르면 곧바로 뒤를 돌아본다. 입단하자마자 독특한 별명으로 존재를 각인시킨 신인들도 있다. 키가 193cm에 달하는 신인 투수 문재현은 ‘문주’라는 별명을 얻었다. 마른 체격에 키만 훌쩍 큰 모습에서 2m 장신의 한화 투수 김주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김주가 군에 입대하지 않았다면 꺽다리 듀오를 이뤘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 신인 타자 김용호는 ‘27층의 괴물’로 통한다. 한대화 감독이 기대하는 중심 타선 후보 중 한 명이지만, 단지 힘이 세서는 아니다. 방이 숙소 27층에 있는데, 한 번 들어가면 좀처럼 방 밖으로 나오지 않아서 그렇다.
병마를 이겨낸 의지의 투수 송창식은 주변에서 “얼른 피리 좀 불어라”는 농담을 듣곤 한다. “나는 피리 부는 사나이∼”라고 노래하던 가수 송창식과 이름이 같다는 게 유일한 이유. 눈동자가 새카맣고 피부가 하얀 투수 허유강은 정민철 코치가 ‘누렁이’라고 부른다. 강아지를 닮아서란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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