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엔 보급 안된 밴디 - 스키 오리엔티어링 채택
한중일 강한 빙속 1000m, 스키 회전-대회전은 없애
동아시아가 아닌 국가에서 열리는 첫 겨울아시아경기인 이번 아스타나-알마티 겨울아시아경기에는 특이한 점이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 분산 개최는 왜?
먼저 카자흐스탄 제1도시 알마티와 수도 아스타나에서 분산 개최된다는 점이 눈에 띈다. 빙상과 남자 아이스하키는 아스타나에서, 설상 종목과 여자 아이스하키는 알마티에서 열린다. 두 곳은 비행기로 약 2시간 거리일 정도로 멀다. 분산 개최엔 카자흐스탄 정부의 홍보 의지가 담겨 있다. 카자흐스탄은 1997년 12월 아스타나로 수도를 옮기고 97m 높이의 바이테렉 상징탑 등 신행정센터 건립에 매진해왔다. 아스타나 개최에는 2000년 이후 고도 경제성장으로 국민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는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현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 개최국 강세 종목 신설
카자흐스탄 정부의 의지는 종목 선정에도 영향을 끼쳤다. 먼저 밴디, 스키 오리엔티어링 등 동아시아엔 제대로 보급조차 안 된 종목들을 선정했다.
밴디는 퍽이 아닌 볼로 하는 아이스하키로 보면 된다. 팀당 8∼10명의 선수가 야외 링크에서 상대 포스트에 골을 넣는 경기다. 카자흐스탄은 밴디와 비슷한 아이스하키에서 남녀 모두 아시아 최정상급 팀이다.
눈으로 뒤덮인 산악지대에서 지도와 나침반을 이용해 체크포인트를 지나 골인 지점으로 돌아오는 기록경기인 스키 오리엔티어링도 신설됐다. 크로스컨트리 강국 카자흐스탄은 8개의 금메달이 달린 스키 오리엔티어링에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 주최 측의 횡포?
종합 1위를 다툴 것으로 보이는 동아시아 3국을 견제하기 위한 흔적은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가장 의아한 것은 한중일이 금메달을 다툴 것으로 예상되는 스피드스케이팅 남녀 1000m를 없앤 것이다.
알파인 스키에선 회전과 대회전을 없애고 활강과 슈퍼대회전 위주로 세부종목을 결정했다. 카자흐스탄이 약한 스노보드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동아시아에는 활강 전문 선수가 적다. 이기현 알파인 스키 코치는 “기술을 겨루는 회전, 대회전이 없는 대회는 전 세계에 없다. 한국 선수들은 회전에 강한데 이 종목이 없어져 고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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