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원 연봉삭감 최동수 “곧 태어나는 첫 아이 위해 올시즌 반드시 명예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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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5일 07시 00분


최동수. 스포츠동아DB
최동수. 스포츠동아DB
SK 고지캠프 마무리훈련 도중 연봉협상을 담당하는 진상봉 운영팀장으로부터 만나자는 전갈이 왔다. ‘올 것이 왔다’고 속으로 짐작했다. 마음의 각오를 굳히고 테이블로 갔다. 조심스레, 그리고 미안하다는 듯 삭감 통보가 날아왔다.

전년 연봉에서 5000만원을 깎자고 했다. 내심 생각했던 정도보다 삭감폭이 컸지만 머뭇거림 없이 곧바로 “알겠습니다”라고 했다. 우승팀 SK에서 최대 삭감자였던 최동수(40·사진)의 연봉 협상은 이렇게 일사천리로 끝났다.

LG에서 2007년 최초로 연봉 1억에 올라섰다. 프로생활 14년만이었다. 이후 1억2000만원→1억5000만원→2억원까지 수직상승은 아니어도 꾸준히 연봉을 올렸다. 그러나 2010년 슬럼프와 SK로의 트레이드 등 시련을 거듭하다 5000만원이 깎였다. 팀은 우승했지만 한국시리즈 엔트리조차 끼지 못했다. “살이 찢어지는 아픔”의 연속이었다.

이제 불혹의 나이, 그러나 30대 한창 선수도 못 견딘 고지 마무리훈련을 최고령자로서 끝까지 버텼다. 다시 올라서겠다는 독기가 버팀목이었다. 등번호도 25번에서 32번으로 바꾸었다. 32번은 LG 시절의 백넘버로 초심을 찾겠다는 의지다.

개인적 자존심을 떠나 야구로 명예 회복해야 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생겼다. 5일 출산 예정인 첫 아이를 위해서다. 11일 일본 고지로 출국할 예정인 최동수는 “첫 아이 태어나는 것은 보고 가야 되는데…”라면서 사람 좋은 너털웃음을 지었다. 17번째 시즌을 맞아 그저 행복한 최동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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