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m레이스 인간한계는 8초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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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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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ESPN 매거진, 역대 세계新구간별 기록-볼트 베이징 기록 비교 예측

《8월 27일부터 9월 4일까지 대구에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린다. 대회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인간탄환을 가리는 100m 레이스다. 벌써부터 팬들은 대구에서 새로운 100m 기록이 나올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세계기록 보유자는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25)다. 볼트는 2008년 8월 베이징 올림픽에서 9초69의 신기록을 작성하더니 1년 후인 2009년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9초58을 찍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볼트는 2008년 5월 뉴욕에서 9초72로 세계기록을 세운 뒤 15개월 사이에 9초69, 9초58로 0.14초나 단축하며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로 자리매김했다. 전문가들은 볼트가 작성한 9초58은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총알 탄 사나이’들은 과연 얼마나 빨리 달릴 수 있을까. 미국의 ESPN매거진은 육상 100m 레이스의 인간 한계를 8초99로 전망했다. 사진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100m에서 우승한 직후의 우사인 볼트. 볼트는 9초58의 세계신기록을 갖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총알 탄 사나이’들은 과연 얼마나 빨리 달릴 수 있을까. 미국의 ESPN매거진은 육상 100m 레이스의 인간 한계를 8초99로 전망했다. 사진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100m에서 우승한 직후의 우사인 볼트. 볼트는 9초58의 세계신기록을 갖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스포츠는 진화하고 기록은 깨지는 법. 미국에서 격주로 발행되는 ESPN 매거진은 100m에서 인간이 작성할 수 있는 마지막 기록은 8초99라고 분석해 눈길을 끈다. 이 잡지는 역대 여섯 차례 작성된 세계신기록 구간별 기록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보여준 볼트의 기록을 대상으로 기록 경신의 과학적 가능성을 보여준다. 2009년 볼트의 베를린 대회 신기록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과학적 실험과 분석의 최고 권위자로 통하는 스포츠 의학전문가 바실 에이시 박사는 “100m 경주 때 스타트와 구간별 기록을 토대로 가장 이상적인 비율을 유지할 경우 8초99까지 단축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100m 경주를 3단계로 나눠 기록 단축 과정을 살펴봤다.

1.스타트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규칙에 따르면 주자는 스타트 신호음을 듣고 스타트를 끊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즉, 총소리를 예상하고 출발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가장 빠른 기록은 0.1초다. 이보다 빠를 경우 예상 출발로 인정돼 실격이다. 볼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0.165초의 스타트 반응을 기록했다. 만약 0.1초를 유지했다면 그의 기록은 9초62가 됐을 것이다.



2.가속 단계


스타트 이후 주자들의 신체는 공기역학에 영향을 받는다. IAAF는 뒷바람의 기준풍속을 초속 2m 이하로 규정했다. 이를 넘을 때는 비공인기록이 된다. 초속 1m의 뒷바람은 100m에서 0.05초를 단축하는 효과가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볼트가 신기록을 작성할 때는 바람이 거의 없었다. 초속 2m의 뒷바람이 있었다면 9초52도 가능했다. 기록에 영향을 주는 큰 변수 중 하나는 경기장의 고도다. IAAF는 해발 1000m까지 공인한다. 베이징의 고도는 5.3m에 불과하다. 볼트가 IAAF가 인정한 최고 고도에서 뛰었을 경우 0.06초를 줄일 수 있다. 그럴 경우 100m 기록은 9초46이 된다.

3.스퍼트

출발 후 20m를 지난 뒤부터 주자들은 10m 구간을 대체로 1초 안에 달린다. 50m 지점대에서 최고속도가 나타난다. 볼트 역시 베이징에서 50m를 지난 구간부터 최고 스피드가 측정됐다. 그런데 볼트는 50m, 60m, 70m 세 구간을 모두 0.82초로 끊었다. 100m 역사상 0.82초는 10m 구간 속도로 최고기록이었다. 이어 80m 0.83초, 90m 0.90초로 측정됐다. 당시 볼트는 피니시 라인에서 세리머니를 염두에 둬 주춤한 탓에 9초69에 머물렀고 베를린에서는 전력 질주해 9초58을 찍었다. 역대로 90m 막판 스퍼트에서 측정된 가장 빠른 기록은 1999년 모리스 그린(미국)과 2005년 아사파 파월(자메이카)로 0.85초였다.

볼트의 100m 세계신기록 작성에는 195cm의 장신에서 비롯된 넓은 보폭이 도움이 됐다. 세계 톱클래스 선수들의 경우 보통 100m를 주파할 때 43번에서 44번의 보폭으로 뛴다. 그러나 볼트는 41번의 보폭으로 100m를 주파했다. 결국 볼트의 단계별 분석을 토대로 이상적인 상황에서 레이스를 펼칠 경우 9초36까지 측정된다. 그러나 에이시 박사는 구간별 기록, 선수의 신체적 조건, 바람, 고도, 특수신발 등이 완벽한 조합을 이뤘을 때 9초01도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50년 후 100억 인구 가운데 특출한 선수가 탄생하고 스포츠전문업체 나이키와 리복 등이 가공할 개발비를 투자하면 0.02초 정도는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결국 100m에서 인간의 한계는 8초99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texas@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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