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득표 홍성흔 “여보, 날 버리지마”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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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러브 시상식 선수들 닭살 애정공세

장기간의 합숙과 원정은 프로야구 선수의 숙명이다. 페넌트레이스 7개월의 절반 이상을 집 밖에서 보내야 한다. 이 때문에 아내의 헌신적인 내조는 좋은 성적의 필요충분조건이다. 그래서인지 프로야구 선수들은 소문난 애처가가 많다.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0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야구선수들이 왜 공처가 소리를 듣는지를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1년 동안의 뒷바라지에 보답하려는 선수들의 애정 공세로 시상식은 시종 화기애애했다. 급기야 시상식 말미에 골든포토상을 수상한 양준혁(전 삼성)이 무대에 올라 “다른 선수들은 모두 아내 얘기를 하던데…. 저는 팬 여러분을 사랑합니다”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양준혁은 41세의 노총각이다.

아내 사랑에 포문을 연 선수는 이대호를 1표 차로 누르고 최다 득표를 기록한 홍성흔(이상 롯데)이었다. 두산 시절인 2001년과 2004년 포수로, 2008년부터는 지명타자로 3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감색 코트를 입고 무대에 오른 홍성흔은 “아내가 직접 디자인해서 공장에 부탁해 만든 옷이다”며 아내 김정임 씨에 대한 자랑부터 늘어놨다. 그는 “아내가 저를 높여줬기 때문에 저는 항상 아내 앞에서 낮춰서 행동할 것”이라며 감사의 말을 전한 뒤 “날 버리지 마”라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홍성흔은 매일 아내가 골라준 배트로 타석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질 만큼 소문난 애처가다.

타격 7관왕 이대호도 올해 결혼한 신혜정 씨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3루수로는 처음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그는 “올 시즌 결혼해서 잘한 거 같다. 혜정아 사랑해”라고 외쳤다.

팔불출 남편의 절정을 보여준 것은 롯데의 캡틴 조성환(롯데)이었다. 정근우(SK)를 누르고 골든글러브를 거머쥔 조성환은 “당신을 만난 게 내 인생 최고의 골든글러브다”라고 말해 감동을 자아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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