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 “포기? 난, 그런거 몰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11월 27일 07시 00분


홍명보 “어린선수들 성숙…금보다 값진 경험”

선수단 모두 한 목소리를 냈다.

아픔 속에서 어느 때보다 값진 교훈을 얻었다고 했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남자축구 3∼4위전에서 이란을 꺾고 ‘금메달 못지않은’ 동메달을 딴 홍명보호의 귀국 길은 결코 외롭지 않았다. 수많은 인파가 몰린 2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누구보다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홍명보 감독은 먼저 긍정을 내다봤다.

“분명한 목표를 이루지 못했지만 값진 경험이 됐다”고 했다.

사실 부담이 컸다. 금메달리스트에 주어지는 병역혜택은 오히려 악재로 작용했다. 지나친 중압감과 스트레스에 잠도 제대로 못 이뤘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패한 뒤 이란과의 3∼4위전. 동기유발이 될 까닭이 없었다.

홍 감독도 “UAE에 지고 이틀 만에 정신적이나 육체적이나 회복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봤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해냈다.

홍 감독은 이란전을 앞두고 터진 북한의 연평도 포격공격을 선수들에 주지시키며 “우리는 정말 행복하다. 상처 입은 국민들이 힘을 얻을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하자”고 당부했다. 이런 덕분인지 기적 같은 역전이 이뤄졌다.

“작년 이집트 U-20 월드컵 때보다 성숙했다”고 홍 감독이 말한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다. 주장 구차철(제주)도 이에 동조했다.

“이란전 후반 45분이 그간 느끼지 못한 감정을 얻은 시간이었다. 전반에 두 골을 내줬지만 안 뛰고 싶었던 게 아니라 (힘들어) 뛸 수 없었다. 포기하고 싶을 만큼 너무 힘들었는데, 아쉬움도 남기고 싶지 않았다.”

동점골과 역전골을 성공시킨 지동원(전남)도 마찬가지.

“우연히 골 타이밍이 맞았을 뿐이다. (박)주영이 형이 대회 뒤 ‘네 마음을 잘 안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줬다. 출전 시간이 짧았던 것과 골을 많이 넣지 못한 아쉬움을 이해한다는 의미였는데, 그래도 막판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어 큰 교훈이 됐다.”인천국제공항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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