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아경기]“적게 넣더라도 적게 주자” ‘유재학式압박수비’ 통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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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농구 日에 55-51 승리, 中상대로 8년 만의 金도전

한국이 53-51로 앞선 경기 종료 8초 전. 양동근(모비스)이 일본 수비로부터 고의 반칙을 당했다. 양동근이 자유투를 하나라도 실패하면 빠르게 3점슛 공격을 펼쳐 최소한 동점을 노려보겠다는 작전. 일본은 접전이 계속되던 4쿼터 조성민(KT)이 공을 갖고 있을 때 두 번이나 파울로 끊었고 조성민은 자유투 4개 중 1개밖에 넣지 못해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던 터였다. 양동근은 28분 넘게 뛰었지만 2득점으로 부진한 상황. 하지만 그는 침착하게 두 개의 자유투를 깨끗하게 림에 꽂으며 승리를 굳혔다.

유재학 감독(모비스)이 이끄는 한국 남자 농구가 25일 중국 광저우 인터내셔널 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 준결승에서 일본을 55-51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로써 한국은 26일 오후 8시 같은 장소에서 중국을 상대로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8년 만의 금메달에 도전한다. 2006년 도하 대회 5위, 2009년 톈진 아시아선수권 7위 등 최근 몇 년간 부진했던 한국 농구가 광저우에서 다시 명예 회복의 기회를 맞았다.

유재학 감독에게 이번 대회는 사실 부담스럽다. 예전에 비해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한국농구연맹(KBL)은 내심 우승까지 바라는 상황이다. 하지만 위기 때마다 펑펑 슛을 터뜨려주는 뛰어난 슈터도 없고 국내 최장신 센터 하승진(KCC)도 몸 상태가 좋지 못한 탓에 유 감독이 믿는 것은 모비스의 트레이드마크인 악착같이 압박하는 농구뿐이다. 그 중심에 양동근이 있다.

유 감독은 “동근이는 뛰어난 테크니션은 아니지만 항상 최선을 다해 뛰고 그래서 침체된 분위기를 살려주곤 하기 때문에 정말 칭찬할 만한 선수이고 또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동근은 이날 공격력은 떨어졌지만 리바운드와 어시스트 4개씩을 성공시켰고 2개의 가로채기까지 기록하며 경기 중반까지 끌려갔던 한국 팀의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 때 프로에 갓 입단한 새내기로 한국 우승을 함께 했다가 8년 만에 다시 결승을 밟게 된 김주성(동부)은 이날 팀 내 가장 많은 38분 10초를 뛰며 13득점, 9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홈팀 중국을 상대로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16년 만의 우승에 나섰으나 중국 선수들의 ‘높이’에 막혀 64-70으로 져 은메달을 차지했다. 그래도 4년 전 도하 대회에서 4위를 하며 노메달에 그쳤던 부진은 씻었다.

광저우=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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