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정부 “태권도 실격패 한국과 무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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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한 감정 확산에 성명… 광저우 대만선수단도 ‘조용’

“한국계 필리핀 심판 H 씨? 그런 사람 없습니다.”

광저우 아시아경기 태권도 여자 49kg급에 출전한 양수쥔(대만)이 실격패를 당하는 과정에 한국계 심판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만 국민의 반한 감정이 촉발됐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양수쥔이 실격패한 1회전에서 필리핀 심판이 주심을, 쿠웨이트와 중국, 타지키스탄 심판이 부심을 맡았다. 주심 페르난데스 에스타니슬라오 씨는 일부 대만 국민이 주장하는 한국계 H 씨와는 거리가 멀다. 대만 정부도 양수쥔의 실격패 이후 반한 감정이 확산되는 데 대해 “이번 판정은 한국 정부나 한국 국민과 무관하기 때문에 평화롭고 이성적인 방식으로 의견을 표명하기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20일 발표했다.

한국 심판은 이번에 김현수 한경희 박수현 씨 등 3명이 참가했지만 양수쥔의 경기에는 나서지 않았다. 양수쥔이 금메달에 도전했던 49kg급에는 한국 선수가 출전하지 않아 굳이 한국이 양수쥔을 견제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게 대한태권도협회의 설명이다. 양수쥔이 떨어져도 한국이 얻는 게 없기 때문에 한국계 심판 개입설은 논리적으로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얘기다. 대만올림픽위원회와 대만 선수단 본부도 자국 내 들끓는 분위기와는 달리 조용하다. 조직위원회에 공식 항의나 중재 요청을 하지 않았다. 대만 선수들도 아무 일 없다는 듯 경기에 출전했고 양수쥔이 억울하다는 말조차 꺼내는 이가 없었다.

양수쥔은 17일 부티하우(베트남)와의 경기에서 9-0으로 앞서다 규정을 어긴 장비를 착용한 것이 확인돼 실격패했고 이 과정에 한국계 심판이 개입한 것으로 잘못 알려져 대만 국민의 반한 감정이 불거졌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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